김점숙(신전면 신흥리 현 털보축산경영)
청보릿대 수석거리는 날
밭둑을 걸어가면
몇 번이고
보리밭으로 몸이 딸려간다
어느 순간 휘청 중심이 기울고
그리움 울컥 목젖을 박찬다
한 칸씩 키를 늘리며
언땅을 녹이고 섯는
힘겨운 초록빛이라니!
너를 사랑하기로 한 후로
무엇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겨울을 나는 동안
마디를 세며
밭둑을 열두 번도 더 걸어 들어갔다
세상 모든 서있는 것들의 견딤이
이렇게 바람부는 날
초록 짙은 그리움 가누지 못해
온 들판에 청보리 파도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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