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정신없는 멧돼지'...바다에서 헤엄치다 어부에 포획
[화제]'정신없는 멧돼지'...바다에서 헤엄치다 어부에 포획
  • 김철 기자
  • 승인 2003.11.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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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량 숙마마을 강정신씨 부부...흔쾌히 마을잔치에 사용

지난 23일 오후 마량면 숙마마을에서는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다. 숙마마을 회관앞에서는 어촌마을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멧돼지요리가 놓여있었다.

잔치에 사용된 멧돼지는 마을에 사는 강정신(45)·김윤자(42)부부가 이날 오전에 바다에서 잡아온 것이었다. 이날 강씨부부는 여느때처럼 아나고와 게를 잡는 통발작업을 위해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

강씨부부가 바다에서 한참일을 하고 있던 오전 11시30분경이었다. 강씨부부는 마을에서 완도 고금도방향으로 4㎞정도 지점에서 검은 물체를 발견했다. 검은 물체는 물위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움직이고 있었고 강씨부부는 고래새끼정도로 생각하고 다가갔다.

검은 물체로 다가간 강씨부부는 깜짝 놀랐다. 물속에서 헤엄쳐다니는 것은 100㎏정도에 육박하는 거대한 멧돼지였다. 강씨부부는 멧돼지를 보고 놀라 헤엄치고 있는 멧돼지 주위를 서너바퀴 맴돌아야 했다.

남편 강씨가 줄을 이용해 멧돼지를 묶은후  30여분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강씨부부는 어렵사리 멧돼지를 줄로 묶었으나 무게 때문에 배로 직접 올리지 못하고 배뒷부분에 묶어 부두로 돌아와야했다.

강씨부부는 마을로 돌아와 잔치를 벌였다. 강씨부부는 야생멧돼지가 부르는 것이 값이라는 말도 들었으나 주민들과 나눠먹어야 한다는 생각해 아무 조건없이 흔쾌히 마을에 내놓았다.

멧돼지 포획소식이 전해지면서 인근 대구지역에서도 야생멧돼지 맛을 보기위해 원정(?)을 오는 주민들로 저녁7시가 될 때까지 숙마마을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강씨는 “전날 아내가 만선(滿船)으로 배가 가르앉는 꿈을 꿨다”며 “어획량이 줄어 걱정하는 주민들에게 웃고 즐겁게 생활하라는 뜻으로 하늘에서 선물이 내려온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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