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부러운 민심(民心)
[편집국에서] 부러운 민심(民心)
  • 김철 기자
  • 승인 2013.02.01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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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남군에서는 화장장 등 공설추모공원 건립지 타당성조사 용역 결과 최종 보고회가 열렸다고 한다. 용역결과 황산면 원호리가 1순위 지역으로 선정돼 해남군은 조만간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최종후보지를 선정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작은 소동이 있었다고 한다. 최종 후보지 선정을 두고 황산면 원호리 주민들과 계곡면 무이리 주민들이 서로 마찰음을 냈다고 한다. 흔히 생각하기에 혐오시설인 공설추모공원 건립지 선정에 자신의 마을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설전이 오갔을 것을 생각하지 쉽다.
 
하지만 이날 주민들의 설전은 자신의 지역에 유치하겠다는 성화였다. 1위로 선정된 황산면 원호리 주민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이었고 차순위로 밀려난 계곡면 무이리 주민들은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순위가 바뀔수 있는지 대화가 오가면서 잡음이 생겼다는 것이다.

강진의 주민들은 이런 내용의 대화가 낯설기만 할 것이다. 혐오시설을 서로 자신의 마을로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내용을 들으면서 강진에서 진행됐던 공설추모공원 유치로 벌어졌던 일들이 스쳐 지나간다. 강진에서 화장장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이다.

지역내 노인인구가 늘어나고 화장문화가 점차 자리를 잡으면서 지역내 화장장 설치가 필요하는 의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화장을 위해서는 목포나 광주까지 가야하는 시간적, 경제적 불편이 가중되었기에 강진군이장단에서 주축이 돼서 유치 움직임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주민들이 반대입장을 표명했고 군에서는 본격적인 사업추진이 답보상태로 2년여간의 시간이 흘러갔다. 이후 지난 2010년 11월 공모를 거쳐 2개 지역을 신청을 했다. 이제 심사를 거쳐 최종 공설화장장 시설의 선정만이 남은 상태로 사업이 추진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이때부터 유치를 신청한 마을에서는 분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혐오시설을 마을에 설치해서는 안된다는 주민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 해당지역 주민들은 유치 찬성과 반대로 나눠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험악한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

이런 과정이 되풀이 되면서 지난 2011년 8월 강진 공설 화장장 사업은 없던 일로 결정됐다. 주민투표까지 시도했지만 최종 취소되면서 화장장 사업은 완전히 지역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강진이 이런 과정을 넘기는 사이 해남에서는 화장장 사업을 공개적으로 설명하면서 서서히 그 결실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업이 해남에서 통하는 이유는 주민들의 절실함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계속 인구가 줄어가는 농촌에서 인구유입책과 주민소득을 위해서는 조금의 손해를 감래하는 것이 묻어나는 것이다. 해남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인구가 줄어가고 있는 강진에서는 이런 주민들의 절실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배워야 할 시기라고 본다.
 
분명히 강진에 이익이 되는 줄 알지만 우리마을에는 안된다는 님비현상은 더이상 이유가 될수 없다. 강진이 있어야 마을이 있고 강진이 있어야 살아갈 후손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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