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농사 확대하는 김용복 회장
사람농사 확대하는 김용복 회장
  • 주희춘 기자
  • 승인 2003.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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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일선 은퇴...한사랑농촌문화재단 설립

영동농장 김용복(69) 회장은 자신을 소개할 때 “학비가 없어 15살 때 고향을 떠났다”는 말을 자주한다. 그의 고생담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가 1975년 단돈 7달러를 가지고 사우디아라비아로 건너가 사막에서 채소재배로 성공한 사연은 업계의 전설로 회자된다. 신전에 있는 70만평의 영동농장은 학비가 없어 고향을 떠나며 가슴에 삭혀야 했던 그의 꿈과 포부가 서려있는 곳이다.

 

김회장은 그동안 두가지 농사를 지어왔다. 하나가 국내외에서 영동농장을 운영한 것이였다면 다른 하나는 농장에서 벌어들인 돈을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사용한 일이였다. 사람농사를 함께 지은 셈이다. 1982년 설립된 용복장학회를 통해 학비를 지원받은 학생수가 지금까지 100여명에 이른다.

 

이중에는 유학까지 다녀와 대학교수하는 사람도 있고 정부요직에 있는 사람도 여럿된다. 그는 농사로 성공한 몇 안되는 기업인의 반열에 올라있고 사람농사까지 성공한 대목에 이르러서는 아주 특별한 사람으로 구분된다. 김회장은 지난 82년 정부로부터 석탑산업훈장도 받았다.

 

김회장은 지난 4월 영동농장을 아들 태정씨에게 물려주고 훌쩍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용복장학회도 국민대학교 류재우 교수에게 물려주었다. 류교수는 용복장학회에서 장학금을 받아 공부한 경제학자이다.

 

김회장은 은퇴 후 (재단법인) 한사랑 농촌문화재단을 설립했다. 한사랑 농촌문화재단은 기업경영에서는 손을 떼는 대신 사람농사는 더욱 더 충실히 하겠다는 김회장의 의지이기도 하다.

 

김회장은 “처자식에게는 최소한의 것만 물려주었다. 나머지는 농촌발전을 위해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한사랑 문화재단은 매년 4~5명을 선발해 1인당 2천만원의 시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김회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농촌문화재단 창립축하모임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렵지만 농촌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보면 통곡을 하고 싶을 정도로 애정을 느낀다. 이제 그런 사람들을 찾아내 격려하고 희망을 주는게 내 몫이라고 생각한다”

김회장의 농촌사랑은 계속되고 있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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