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생명과학고 축구부
[편집국에서] 생명과학고 축구부
  • 김철 기자
  • 승인 2012.09.2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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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생명과학고 마이스터고 지정으로 축구부가 해체되는 위기를 맞은 축구부 학부모들이 학교 측과 군과 전라남도교육청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마이스터고에서 축구부가 유지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축구부 이전을 적극 호소하고 있다.
 
사실 생명과학고 축구부는 강진의 축구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중고로 이어지는 학원축구시스템을 갖추면서 이를 통해 전지훈련팀 유치 등을 위한 포섭으로 볼 수 있다.

관내 축구시설은 종합운동장을 비롯해 사철 잔디구장, 인조잔디 구장 등 사계절 이용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에 동계훈련을 비롯해 수많은 축수선수들이 관내에서 대회에 참여하면서 지역경기에 큰 영향을 주고 있어서 관내 학원축구의 활성화는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다.

하지만 군에서는 장학재단을 통해 매년 각 학교 축구부에 지원을 해왔으나 매년 금액이 줄어들면서 일부 학교에서는 감독과 코치의 급여까지 지급하지 못할 정도의 어려움에 빠져들면서 학원축구 위기론이 대두하기 시작했다.
 
생명과학고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2007년 매년 1억2천만원 지원 약속, 숙소비 등을 지원한다는 논의속에서 생명고축구부가 창단됐다. 그렇지만 지난해 지원금은 7천만원, 올해는 3천만원으로 낮아졌고 학교가 마이스터고로 지정되면서 해체 논의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마이스터고 지정은 지역의 자랑이라고 볼 수 있다. 전국 최초로 순수 농업계열 고등학교로는 최초로 마이스터고에 지정됐고 생명과학고는 농산업체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2016년까지 교육과학기술부 43억원, 농림수산식품부 4억원, 전라남도교육청 81억원, 전남도 10억원, 강진군 9억원 등 총147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는다.

학생들에게는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기숙사비 등 학비가 전액 면제되고 해외연수의 기회를 제공하는 특수목적고등학교이다.
 
전남의 전략산업인 친환경농산업과 연계한 영마이스터 육성을 목표로 자연친환경원예과 등  3개학과 총100명의 신입생을 2013학년도부터 선발하게 되면서 마이스터고의 첫발을 내딛게 된다. 이 과정이 쉽지 만은 않았다. 수년간 준비과정을 거쳤고 지난 2010년에는 한차례 탈락하는 아픔도 겪었다.

이런 치열한 준비 끝에 완성된 마이스터고 지정 속에는 축구부에 대한 자리는 분명히 없었을 것이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할 수 있도록 현장교육, 영어교육 등이 전액 국비로 지원되는 최고의 기술을 갖춘 명장을 육성하는 학교에 도전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였기 때문이다.
 
이제 생명과학고에 남아있는 학생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병영정보고와 성전고로 축구부를 이전하는 논의도 있었만 이도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그렇게 되면 축구부 학생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되고 강진의 학원축구의 마지막 자락은 끊기게 된다.

마이스터고 지정 이전에 좀 더 축구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간과한 실수는 너무나 크지만 그보다 먼저는 남은 축구부원들의 대책이 시급하다. 미래의 박지성, 기성용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행정적인 실수로 벌어지는 아픔을 맛보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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