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도공의 혼을 달래다
천년도공의 혼을 달래다
  • 김영미 기자
  • 승인 2012.08.03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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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전 도공들의 귀의처 '대구면 정수사'
고려청자 비색이 탄생되게 한 도자문화의 성지..

'천태산 기슭 10리골 수백기의 가마는 불타는 연기가 하늘을 가리웠으며 자아를 버리고 혼까지 불살라 상감청자를 만들어 도자문화의 성지를 이루었다' 정수사 고려무명도공제는 50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찰에서 봉행해 왔지만 강진청자축제가 개최되면서 축제팀과 군민이 같이 청자축제 성공을 기원하고 무명도공 추모제를 지내온다.
 
애장왕 원년(800년)에 도선국사에 의하여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정수사는 고려시대 청자문화의 전성기에 청자를 굽던 도공들에게 500년간이나 안식과 지식을 전하던 곳이다. 정수사에는 조선후기인 1562년에는 내암이 26동, 외암이 25동이 되었고, 기거하던 스님들만 100여명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온다. 정수사 주변 계곡에는 지금도 당시의 암자 터가 여기저기 남아 있어 이를 반증해준다. 정수사는 도공들이 작품을 구상하거나 가마에 불을 땔 때면 찾아와 부처님의 자비로움 속에서 기도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신비의 고려청자를 만들던 정신적 귀의처 역할이 되어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정수사는 임진왜란때 염걸장군이 외병과 싸울 때 나라를 위해 싸운 승군을 수용했던 충절의 혼이 깃든 호국도량이기도 하다. 
 
지금 정수사 내에 세워져 있는 도조사(陶祖祠 도자기의 조상을 모신곳)는 그 같은 역사적 근황을 근거로 건립된 것이다. 고려청자와 정수사는 그렇게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역사의 한축을 형성해 왔고, 역사적으로 고려시대 도공들의 추모제가 지내져 왔다.
 
이에 지난 1961년 정수사에서는 그 당시 질흙을 빚어 청자와 그릇을 빚던 고려무명 도공들의 넋을 되살려 경내 도조사에 도공신위를 모시고 제를 지내기 시작했다. 청자축제를 앞둔 하루 전날 도공들의 위패 앞에 제물을 차려 강진청자축제 성공도 함께 기원했다. 정수사에서는 지난 97년 도조사에 높이 80㎝ 넓이 35㎝의 무명 도공들의 위패를 모셨다. 지난 2006년에는 도조사 앞에 맥반석옹기 자기기둥과 청자로 제작 석등 높이 2m의 혼불등을 세웠다. 혼불등은 1년내내 도공들의 청자에 대한 열정을 밝힌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지난 2010년 정수사에서는 도조사 단청 외벽에 그 당시도공들이 도자기를 빚었던 과정들을 그려 넣었다. 그림은 도공들이 정수사를 찾아 기도하는 모습, 질흙 메치기, 가마에 굽기, 성형과 유약 작업, 완성작품 검토 과정 등이 그 시대 도공들을 연상케 만든다.  
 
한편 고려청자의 운명은 통일신라시대 후기부터 고려시대 말까지 화려하게 꽃피웠지만 조선시대 이씨 정권의 출현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고려 권력 심층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번성했던 고려청자는 고려말 이 씨 정권의 몰락과 함께 서서히 어두운 역사의 늪으로 들어가야 했다. 청자의 종말은 청자의 멈춤으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시 쉴 새 없이 청자를 구워내던 도공들은 어디로 갔을지. 태토를 생산해 내던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지, 연료를 공급하던 주민들은, 청자를 멀리 개성까지 실어 나르던 사공들은 어떤 삶을 살아갔을지 궁금하다. 이러한 비통한 역사의 한 중심에 정수사가 있다.

 

 

 

 

 


 
정수사 수현 주지스님은 "정수사에서 몸과 마음을 수련했고 그러한 뒷받침이 천년의 비색이 나올 수 있었다"며"도공제 관심이 낮아 아쉽고, 고려시대 도공들이 만들던 가마가 다시 복원되어 그 뜻을 잇고 강진에서 천년의 역사가 다시 빛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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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도공 추모 및 청자축제 성공 기원
정수사 도조사에서 봉행..

대구면 천태산 자락에 위치한 정수사에서 지난 27일 제40회 강진청자축제 성공 기원 및 고려무명 도공들의 정신을 기리며 넋을 위로하는 무명도공 추모제가 봉행되었다. 무명도공 추모제에는 강진원 군수, 황주홍 국회의원, 윤재공 군의장, 윤도현 도의원, 군의원, 기관사회단체장, 관내 사찰 주지스님, 도공, 군민 등이 함께했다.
 
추모제는 정수사 수현 주지스님이 도조사 앞에 마련된 혼불등에 불을 밝히고 도조사내 도공들의 위패 앞에 놓여진 촛불을 밝히며 봉행됐다. 군수, 청자축제추진위원장 등이 무명도공들의 위패 앞에는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녹차를 올렸다. 이어 추모제에는 시방사 성묵스님의 무명도공들의 왕생극락을 축원하고 성공 청자축제를 기원했다.
 
또 강진청자협동조합 황옥철 조합장이 고려무명도공들께 천년뒤 우리는 큰 보람을 느끼고 지혜로 정성을 다하여 뜻을 이어가겠다고 아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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