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관광시설 견학 동행을 마치고...
선진 관광시설 견학 동행을 마치고...
  • 강진신문
  • 승인 2012.05.0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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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종열 I 강진읍장

강진읍이장단 23명과 2일간의 일정으로 강원도 지역을 다녀왔다. 마을 대표인 이장들과 폭넓은 소통의 기회를 갖고 타 지역 문화체험을 통해 지역발전의 초석을 다진다는 중요성을 감안 동행했다.

이른 시간인 오전 6시에 정확히 출발했지만 차중의 분위기는 좋았다. 틀에 짜여진 삶속에서 해방 된 것인지 여행의 설레임인지 모르겠지만 이장님들은 고추모종이 어떻고, 소사료는 누구에게 맡기고 왔고, 딸기 하우스관리는 어떻게 해놨다는등의 얘기꽃을 피웠다.

해가 떠오르고 짙은 안개가 걷히면서 차창 밖 산야는 참으로 아름답게 다가왔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갈색의 삭막함이던 주변의 산은 연초록의 싱싱함으로 옷을 갈아 입었고 숲 가운데 듬성듬성 만개한 산 벗꽃은 눈부신 화사함으로 봄의 향연을 즐기게 했다. 논과 밭에는 벼 못자리 준비를 위한 논갈이와 고추모 심는 농부들의 분주한 모습이 영농철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준다.

산과 들을 즐기는 사이 중부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 무료 하셨던지 이장님들 차중 노래방을 시작하신다. 홍암 이장님의 18번 용두산 엘레지에 이어 평동 이장님이 이별의 부산정거장을 멋지게 부르신다. 95점, 97점이 나온다. 수준급 가수들이시다.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노래에 담아 푸시면서 여행의 재미에 흠뻑 빠져드신다. 오후 2시경 백담사에 도착했다.

마음을 닦고 건너라는 수심교가 일행을 맞는다. 고즈넉함은 있었지만 사찰의 유명세처럼 화려함은 적어보였다. 사찰 앞을 가로질러 흐르는 계곡수의 청아한 소리가 마음속까지 들어오며 개운한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아쉬운 것은 계곡수에 씻긴 하얀 돌들이 자연상태 그대로이지 않고 관광객들에 의해 죄다 돌탑이 되어 완전 훼손되어 있었다. 지키지 못한 자들에 대한 실망감이 크게 들기도 했다. 백담사를 뒤로하고 해발 920미터의 설악산 자락 한계령으로 이동했다. 정상에 이르는 꾸불꾸불한 도로며 주변의 나무와 바위들이 한 폭의 병풍처럼 이어진다. 더 멀리 동해를 보기위해 108 계단을 오르려 했지만 산불경계령으로 통제되어 오르지 못해 동병상련을 느끼게 했다.

여행 첫날의 마지막 일정인 천년고찰 낙산사에 들렀다. 낙산사를 둘러보며 7년 전 산불로 전소 되었던 전각들과 아름드리 소나무의 소실된 흔적들이 다시 한 번 산불을 조심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 관동팔경중의 하나답게 의상대에서 바라본 동해 바다와 숲과 어우러진 낙산비치의 풍광은 과연 명승지답다는 생각을 하게했다.

이틀째 일정은 찌뿌등한 날씨가 금방 비를 쏟아낼 거 같은 기세 가운데 시작 됐다. 강진의 소식은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한다. 근심과 염려로 일행들의 표정이 밝지 않아 보인다. 빗길 속에 진부령을 따라 가다 높이 116M의 백석폭포에서 잠시 쉰 후 화암동굴로 갔다.

화암동굴은 금을 캐던 폐광을 정선군에서 테마형으로 관광자원화한 것으로 정선군의 아이디어가 돋보인 시설이었다. 1.8키로의 동굴을 돌아보며 80여년 전 일제의 징용에 의한 노동착취로 신음하던 당시의 광부들의 애환이 생생해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다.

이틀 동안 1,200키로, 24시간을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강행군의 일정이었지만 이번의 선진 관광시설 견학은 내가 살아가면서 또한 공직자로서 지역발전에 참여하고 기여를 하면서 어떤 사고를 갖고 임해야 하는 것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소중한 시간 이었던 것 같다.
동행할 수 있게 배려해준 강진읍이장단에 고마움과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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