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하는 공무원 이용국예방의약담당
염하는 공무원 이용국예방의약담당
  • 조기영 기자
  • 승인 2003.08.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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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부터 카톨릭 신도대상으로 시작

한 공무원이 초상집을 찾아 고인에 대한 염을 하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강진군 보건소에서 예방의약담당을 맡고 있는 이용국(53·강진읍 동성리)계장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73년부터 공직에 몸담고 있는 이계장이 염을 시작하게 된 것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톨릭신자인 이계장은 신도들과 함께 초상집을 찾아 고인에 대한 명복을 빌어주는 활동을 해오던 중 다른 사람들이 하기 꺼려하지만 보람된 일을 해보고 싶은 생각에 염을 시작했다.

초상집을 찾게 되면 이계장은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기도를 한 후 정성껏 고인의 몸을 닦고 마비된 근육들을 풀어 수의를 입힌다. 입관이 끝나면 다시 명복을 비는 기도를 올리는 것으로 염을 마무리한다. 대략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일이지만 이계장은 결코 장갑을 끼지 않고 모든 일을 처리한다. 고인에 대한 예우이며 가시는 분에게 정성을 다하고자 하는 생각에서다. 

보통 하루 일과를 마친 저녁시간을 이용해 고인에 대한 염을 해오고 있는 이계장은 불의의 사고로 숨진 고인을 찾을 때가 가장 마음 아프다고 회상한다. 올해도 작천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고인의 시신을 수습하고 염을 하면서 이계장은 동료 3명과 모든 정성을 다했다.

이계장이 그동안 염을 한 고인은 셀 수 없이 많다. 수년전에는 강진읍, 군동면등 하루 3곳의 초상집을 찾기도 했다. 처음에는 신도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봉사활동이었지만 지금은 소문을 듣고 연락해 오는 주민들도 많다. 이계장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주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한다.

이계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이지만 막상 시작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며 “아직 공직에 있어 부족한 점이 많지만 건강과 시간이 허락하는 한 봉사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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