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량가마 이렇게 보관됩니다
칠량가마 이렇게 보관됩니다
  • 특집부 기자
  • 승인 2003.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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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4년 칠량일대는 가뭄피해을 극심하게 겪고 있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이곳을 찾아왔다. 현장 시찰이었다. 마을사람들이 삼흥저수지의 규모를 확장해 줄 것을 건의했다. 삼흥저수지는 칠량일대에 물을 공급하는 저수지였다.
건의가 받아드려져 농업기반공사 강진?완도지사가 지난 97년부터 삼흥저수지 숭상사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사업과정에서 가마터가 발굴됐다. 사업을 시작한지 2년뒤인 99년 이었다. 칠량과 대구일대는 청자가마터가 산재한 곳이다.

삼흥리 가마는 형태가 산기슭의 경사면이나 단애면을 약간 파 들어가 구축한 반지하식 요지로  1천여년 간 지하에 매몰되어 있었다.
농업기반공사 강진완도지사와 (재)호남문화제연구원, 국립광주박물관이 지난 2001년 9월 1일~2002년 3월 22일까지 공동으로 발굴조사를 했다. 조사결과 고려시대 토기가마 9기, 청자가마 5기, 기타 1기 등 총 15기가 확인되었다. 최초로 청자가마터와 토기가마터가 한지역에서 발굴된 것은 처음이라는 희귀성도 인정받았다.

당연히 가마의 보존에 대한 중요성이 제기됐다. 이에따라 농업기반공사 강진?완도지사는 동신대학교 박물관과 함께 총 13기를 보전할 방법에 착수했다.

그 결과 획기적인 보존처리 방법이 도입됐다. 우선 발굴된 가마터에 프라이말이라는 경화제를 이용해 가마를 강화시킨 다음, 이곳에 모레를 채워 그 위에 물의 침투를 방지하기 위해 점질토로 다짐성토를 했다. 이후 15㎝ 두께의 큰크리트 라이닝시공을 해서 완벽하게 보존될전망이다.
이곳은 저수지가 만수위가 되면 물에 잠기게 되지만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기 때문에 훗날 언제라도 복원이 가능하다. 

▲처리과정
발굴된 가마는 장기간 노출되어 있었으므로 발굴 당시와도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가마전체를 비닐로 밀봉했지만 외부의 온도와 습도의 영향을 받아 가마벽면이 균열되기도 했다.
우선 경화처리에 앞서 발굴된 바닥면을 호미나 붓으로 정리한 후, 가마에 함유된 습기상태와 토양입자에 따라서 경화처리에 필요한 약품을 선정했다. 가마바닥과 벽에 함유된 다량의 수분을 없애기 위하여 에칠알코올과 대형선풍기를 이용하여 강제로 증발시키는 방법이 함께 사용됐다.

경화처리는 관련 약제를 사용해 각각 분무기를 이용하여 한 차례씩 뿌려주는 작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가마의 원래 색상이나 질감을 살려내기 위해서 용액을 분무할 때 유구와 같은 색상이나 재질이나 흙을 충진 · 보강한 면에 살포한 다음 그 위에 고농도의 용액을 분무하면 유구의 경화처리가 완료됐다.

▲가마 보호조치
우선 가마를 복토하는 과정 등 진동이나 강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유구면과 복토층과의 사이에 완충역할을 할 수 있는 층을 만들어 스프레이건을 이용하여 우레탄 폼을 분사, 발포시켜 보호했다. 이때 가마 유구면에 우레탄 폼이 강하게 접착되어 유구의 표면을 훼손할 우려가 있으므로 화선지를 이용하여 먼저 유구표면 전면을 피복하는 작업을 실시하는 정성도 들였다.

화선지를 붙일 때는 바닷말을 가공하여 이를 접착제로 활용하였다. 이는 자연건조 시에도 유구 표면과 화선지가 분리되지 않고, 인위적인 힘에 의해서만 유구면과 잘 분리되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화선지는 수축현상이 작아 오목한 부분에서도 잘 접착되어 있다는 잇점이 있다.

 

▲표면차수공법 도입
이 공법은 경화처리를 완료한 후 문화재를 현지에 보존하여 후대에 전하기 위해 도입했다.표면차수(표면의 물 침투를 막는 것)는 저수지 안에서 발생하는 작은 파도나 계곡수 및 우수의 침투를 방지하여 가마의 유실을 방지하고 가마의 원형을 발굴 당시대로 보존하기 위한 것이었다.

표면차수공법은 3단계로 진행됐다. 우선 경화처리 된 가마 안에 모래를 채워 가마와 외부토사를 분리시키는 작업을 해서 외부에서 발생한 충격 등이 직접 가마에 전달되는 것을 방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물이 스며들지 않은 재료인 점질토 약1m정도를 다지면서 시공했다. 이는 외수의 침투를 방지하기 위한 단계이다.  마지막으로는 성토된 점질토 위에 콘크리트로 표면을 약 15cm두께로 포장하고 옹벽 및 측수로를 설치하여 산사태, 파랑, 우수 등의 외부 요건에 의해 발생하는 어떠한 요인에도 문화재가 파괴되지 않도록 보존했다.

이 곳은 문화재 보존처리가 모두 완료되면 옹벽 뒤편에 문화재 공원과 같은 공간도 조성될 계획이다. 이곳은 삼흥리 지대에서 발견된 문화유적의 역사적 배경, 위치, 가마터 현지보존 처리 과정 등을 소개한 안내문 등을 설치하여 학습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화단 및 쉼터를 조성하여 문화관광자원으로 이용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업기반공사 관계자는  "귀중한 문화유적이 발굴돼도 그대로 훼손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보존방법을 연구하게 됐다"며 "가마터 13기를 보존처리하는데 1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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