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의 종류
고려청자의 종류
  • 특집부 기자
  • 승인 2003.08.0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선일<청자박물관>


  일반적으로 도자기에 명칭을 붙이는 방법은 도자기의 종류, 문양을 새기는 방법, 문양의 종류, 형태의 순인데, 예를 들어 청자에 상감기법으로 구름과 학을 새긴 병이 있으면 청자상감운학문병(靑磁象嵌雲鶴文甁)이라 부른다. 이러한 기본적인 내용을 알고 유물을 본다면 더 재미있게 유물을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청자의 종류는 도자기 표면에 문양을 넣는 방법을 기준으로 구분하고 있다.

  (1) 순청자(純靑磁)
 순청자는 문양 장식이 없는 소문(素文)청자와 성형한 후 표면에 음각이나 양각으로 문양을 새기거나 투각(透刻)과 상형 기법으로 만든 청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문양을 넣을 때 청자의 색인 회청색 외에 다른 색상의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순수한 청자색이라는 의미에서 순청자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청자의 초창기인 9~10세기에는 문양을 새기지 않은 소문(無文)이 대부분이다. 10세기후반부터 청자의 가치가 높아지고 조형적으로 세련되면서 장식문양에 대한 관심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음각기법은  문양을 조각칼로 파내는 방법이다. 문양의 종류는 국화?모란?연꽃?버드나무?대나무?매화?갈대?야생화 등 식물과, 앵무새?원앙?학?봉황?나비?벌?물고기 등 동물이 중심 문양으로 등장하여 소재가 다양하다.
양각은 문양 주변을 조각칼로 파내어 마치 부조(浮彫)와 같이 도드라지게 하는 방법과 음각으로 역부조(逆浮彫)한 도범(陶范: 틀)에서 찍어내어 양각으로 나타나게 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투각과 상형기법은 시문과정이 까다롭고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 고급청자에만 사용되는 기법이다. 문양의 외곽 면을 완전히 파내는 투각은 베개(頭枕)나 장식대, 향로의 뚜껑 등 특수한 용도에만 사용되었다. 상형(像形)청자는 연꽃이나 죽순(竹筍)과 같이 자연물의 형상을 응용하여 연적(硯滴)과 주전과, 향로 등과 같이 실용적 기능을 갖춘 그릇을 가리킨다. 해태(海駝)?기린(麒麟)?어룡(魚龍)과 같은 상상 속의 동물들과 원앙?오리?원숭이 등 고려 귀족사회의 취향이 직접 반영된 소재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2) 상감청자(象嵌靑磁)
상감은 문양을 먼저 음각하고 그 틈에 흑토와 백토를 채워 넣는 기법이다. 상감기법은 음각?양각?철화?퇴화 기법 등 청자의 여러 장식기법들 가운데서 가장 세련된 고급기법이다. 상감의 발생과 발전과정을 알려주는 자료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최근에 조사된 10세기말부터 11세기초기의 가마터에서 초보적인 상감청자가 출토하고 있어서, 종래 생각했던 것보다 먼저 상감기법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초보적 상감기법은 잠재적으로 숙련되어 가고 있었는데, 12세기 전반 청자가 맑은 유약과 아름다운 색으로 최고 수준에 오르면서 효과적인 기법으로 떠오르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3) 철화청자(鐵畵靑磁)?철채청자(鐵彩靑磁)?상감철유자(象嵌鐵釉磁)
 철화청자는 태토 위에 산화철(酸化鐵)이 8-10% 포함된 자토(자토, 黑土)를 묽게 개어 붓으로 문양을 그리고 청자유를 씌운 것으로써 회고려(繪高麗)?화청자(畵靑磁)?철회(鐵繪)청자라고 불렀던 것이다.
 철채청자는 청자 태토로 만든 그릇 전면에 자토를 바르고 청자유를 씌운 것으로 마치 흑유를 입힌 흑자(黑磁)와 같이 보인다. 분장한 자토의 일부를 긁어내어 바탕 청자색이 드러나게 문양을 새기는 철채박지문(鐵彩剝址文) 기법을 쓰거나, 아니면 긁어낸 문양 부분에 백토를 두껍게 칠해 넣음으로써 흑색 바탕에 흰색 문양으로 나타나는 철채퇴화(鐵彩堆花, 또는 鐵彩象嵌, 鐵彩白泥畵)기법으로 다양해진다.
상감철유자(象嵌鐵釉磁)는 유약 자체가 짙은 적갈색이나 흑색에 가까운 거의 불투명한 철유를 붓으로 바르고 문양 부분에 백토를 상감한 것으로써, 고려시대 13세기전기의 청자요지에서 제작된다.

(4) 퇴화청자(堆花靑磁)
청자 표면에 자토와 백토를 물에 개서 마치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듯 문양을 그려 넣고 청자 유약을 씌운 것으로 회고려(繪高麗)?백니화(白泥畵)?퇴선수(堆線手) 등으로 불렸던 것이다. 최근에는 이 기법으로 그린 문양의 자토와 백토 부분이 조금씩 도드라져 있기 때문에 단순한 선은 퇴선문(堆線文), 점은 퇴점문(堆点文)으로, 구체적 형태의 문양을 그린 것은 퇴화문(堆花文)으로 부르고 있다.

(5) 진사청자(辰砂靑磁)?연리문자(練理文磁)
동화청자는 산화동(酸化銅) 안료로 그리거나 채색한 후 청자유를 씌운 것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붉은 색을 띠기 때문에 진사(辰砂)라고 부른다. 안료의 명칭에 따라 동채(銅彩)?동화(銅畵)라고 하는 경우도 있으나, 산화동은 환원염에서 붉은 색으로 산화염에는 녹색(綠色)으로 발색하는 특징을 갖기 때문에 붉은 색을 의미하는 진사로 부르는 편이 좋겠다.
연리문자는 청자토와 자토?백토를 적당히 섞어 각각의 색으로 무늬지게 만들고 청자유를 씌운 것이다. 이 기법은 성질이 다른 점토를 적당히 혼합하여 그릇을 만든 것으로 제작과정에서 파손되기 쉬운 단점이 있지만 혼합된 상태에 따라 다양한 질감과 무늬를 나타낼 수 있다. 청자 기술이 최고 수준에 올랐던 12세기에 소량제작 되었으며 현재 십 수점 남아있는 희귀한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