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사랑하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독자투고]사랑하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 강진신문
  • 승인 2011.06.17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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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식 I 칠량면 영동리

사랑하는 아들 재성아 고맙다. 너는 아빠에게 물었지 왜 고맙냐고요? 그냥 네가 건강하게 커줘서 고맙고, 밥 잘 먹어서 고맙고, 인사 잘해서 고맙고, 바르게 커줘서 고맙다고 말했지. 넌 그랬지. 뭐가 그런 게 고맙냐고... 아니다. 그래도 그게 고맙다고 했다.
 
아빠는 재성이를 정말로 자랑스럽고 대견하고 믿음직한 아들로 생각하고 있다. 공부에 별 흥미가 없어 우선 군대부터 갔다 오겠다는 마음 이해한단다.

중3 시절 인문고 시험에 낙방하여 아빠랑 같이 울며 타 지역의 실업계 고등학교를 갈 수밖에 없었지만 언제나 아빠는 네가 자랑스럽고 좋았다.
 
그때 아빠는 재성이와 이런 말을 했었지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다시는 이런 눈물을 흘리지 말자"고....
 
그 시간 엄마와 아빠는 너의 아픈 마음을 쓸어안으며 같이 했던 기억이 스친다. 비록 열심히 공부는 하지 못했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고맙고 감사 할 따름이다.
 
가수가 되고 싶다며 강진에서 광주까지 보컬 학원을 다니며 노래 연습을 하면서 밥  먹을 때나 화장실에서 잠자다가도 엄마의 일을 도와드리는 중에도 아빠는 전혀 알 수 없는 노래를 부르며 흥얼 대던 네 모습이 그냥 좋았다.
 
이제 군 입대를 며칠 앞두고 우리 식구들에게 크나큰 선물을 했구나. 너는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 할지 모르지만 대단한 일을 한 것이다.

입대를 앞두고 낮에는 잠을 자고 밤엔 꼬박 날을 새며 아르바이트를 해서 받은 돈으로 식구들에게 멋진 식사를 선사한 너는 진정 자랑스럽고 사랑하는 엄마 아빠의 아들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창원에서 오신 네 작은 아빠 식구, 칠량에 살고 있는 고모네, 그리고 삼촌과 우리식구들을 초청하여 "제가 군대에 가기 전에 식구들한테 밥 한 끼 사겠습니다" 하는 너의 말에 우리식구들 모두는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단다.
 
너는 광주대학교에 다니면서 공부에 흥미가 없지만 성요셉고등학교에 다니며 공부 열심히 하는 여동생에게 반드시 서울대학교 합격하길 기원 해주는 너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구나.
 
아르바이트하여 받은 돈으로 엄마 양산과 화장품을 사드리고 여동생의 용돈을 주고 어린동생 재빈이에게는 장난감을 사주겠다는 너의 넉넉함이 진정으로 멋진 사나이며 너의 큰 소망을 꼭 이룰 것으로 믿는다.
 
이제 재성이가 군 입대를 할 시간이 가까워 오는구나. 엄마와 아빠와 모든 가족들은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다녀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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