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지역에 다도의 씨앗 뿌린 주인공들
<기획특집>지역에 다도의 씨앗 뿌린 주인공들
  • 김영미 기자
  • 승인 2011.04.01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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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단체탐방 다인회

▲ 지난 2006년 청자축제 기간 일본 천령회에서 다도 시연을 가졌다.

70년대 말 강진읍에 다방만 20여곳
커피가 주류, 녹차는 설탕 타 먹던 시절
"우리 전통 차를 살리자" 주민들 합심 설립

강진다인회는 70년대 후반 외국 차 문화가 들어오면서 전통차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자 우리 차를 사랑하는 주민들이 모여 결성했다.
 

▲ 1대 이형희 회장
▲ 2대 김영배 회장
지난 78년 지역 주민 차부진씨, 이형희씨, 김영배씨, 김정태씨, 정수사 수현 주지스님, 옥련사 경선 주지스님 등 10여명이 함께했다.

강진다인회 초대회장에는 당시 문화원장이었던 이형희씨가 선임됐다.

하지만 당시는 녹차를 마실 줄은 알았지만 녹차를 어떻게 만드는지 과정을 잘 모르던 시기다.

강진다인회 과제인 녹차를 알리고 보급하기 위해서는 회원들의 공부가 우선이었다.
 
회원들은 녹차를 알기 위해 보성녹차 밭과 백련사 녹차 자생지, 선암사를 찾아가 비교하고 녹차를 따와 덖으면서 제다 법을 하나씩 배워 나갔다.

매월 모임에는 회원들 각자에게 강진 차의 역사, 차의 효능, 차 종류 등 다양한 연구 과제를 주어 공부하게 하고 한 사람씩 발표를 가졌다. 그러면서 회원들은 우리 강진 차와 역사에 대해 알아갔다.
 
또 다른 목표도 세웠다. 녹차는 다도를 중요시 여겼고, 차를 우려내는 다구가필요해 주민들이 번거로움 때문에 기피했다.

이에 일상에서 누구나 차를 마시도록 일반 컵에 녹차를 우려 마시게 하면서 차 문화가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했다. 하지만 지난 78년 당시 강진읍에는 20개가 넘는 다방이 있었다.

차를 마시려 다방을 찾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녹차를 시키면 차가 맛이 없다며 설탕을 넣어 마시는 것이 의례적이었다. 이때 다방에서 내놓는 녹차는 티백과 현미 등을 넣은 가공녹차가 제공되었다.  

▲ 지난 2004년 백련사에서 부처님 전에 올리는 차 공양 시연이 있었다.
 
이에 회원들은 녹차는 차가 아니다는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싶었다. 그 방법으로 자신의 가정부터 녹차를 마시며 생각을 바꾸어 나가기 시작했다.

또 자신의 가정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지역 산에서 채취해 덖은 수제녹차를 내놓아 스스로 맛의 차이점을 느끼게 했다.

또한 회원들의 만남의 자리에도 차를 우려 마시며 우리 차를 논했고 그러면서 강진에 녹차를 알리는 역할에 노력했다.

회원들의 우리 차 사랑은 지역에 조금씩 인식 되어갔고 주민들이 봄 곡우기를 맞춰 지역 산에서 야생녹차를 따와 덖어 마시는 우리차 문화로 움텄다. 
 
지역에 우리 차를 알리는 23년의 세월이 흐른 뒤 강진다인회에는 또 한번의 변화가 찾아왔다.

강진차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해 김영배씨를 비롯해 나동식씨, 김동우씨, 김상수씨, 오형국씨, 위성준씨 등 지역 주민 25명이 가입해 강진 다인회 규모를 갖추었다.
 
그해 강진 다인회에서는 일본 도쿄 다인회 천령회와 결연도 맺었다. 일본 천령회는 강진 청자축제에 초청해 일본 다도시연을 갖고 녹차와 깊이 연관된 일본 다도가 현재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소개했다.

다도 시연에는 우리 다도도 선보이고 관람객들에게는 우린 우리 녹차와 일본 녹차를 제공해 녹차의 좋은 점을 알렸다.

▲ 지난 26일 강진 다인회 회원들이 모임을 갖고 녹차를 나누고 있다.

이때부터 매년 청자축제에 천령회와 다도 시연을 갖고 우리나라와 일본차를 배우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교류를 나눈 5년 후 천령회에서는 일본에서 사용하는 다구, 완, 주전자 등 세트 30점을 강진 다인회에 기증해 주었다.
 
강진 다인회는 지난 2005년 무안 초의선사 생가의 용운스님을 모셔 회원들에게 녹차 특강을 갖기도 했다.

특강에는 다산과 초의선생 차, 차가 왜 우리 산업에 필요한가, 차와 인간관계 등이 강의돼 회원들의 차 지식을 높여 주었다.   
 
지난 2007년 강진 다인회에서는 고종 5년(1868년)에 월남에서 태어난 고 이한영 선생 묘소 참배를 가졌다.

고 이한영 선생의 탄생일에 맞춰 마련한 참배는 이 지역 이름을 딴 백운 옥판차와 월산차 상표를 만들어 판매하고 차 발전의 디딤돌을 놓았던 뜻을 기리기 위해서다.

추모제를 마치고 묘소에서 고 이한영 선생에 대해 많은 식견을 가진 강순형 선생에게 차와 고 이한영 선생의 업적에 대한 강의도 들었다.

회원들은 이한영 선생의 뜻을 받들어 추모사업과 고 이한영 선생의 차 명성을 되찾아가자는 의견도 모으기도 했다.

강진 다인회는 올해 성전면 월남리에 고 이한영 생가가 복원되면 헌공다례를 올리고 월례회를 갖는 계획도 세워 두었다.

또한 오는 5월 지역 산에서 자생하는 야생녹차를 채취해 회원들과 제다체험을 갖고 향, 탕, 색을 논의하고 강진 전통 차 맛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 강진다인회에는 각계각층의 주민 19명이 회원으로 활동하며 우리 전통 차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강진다인회 김광진 회장┃"차 문화관 건립해 주민 교육장으로 활용해야"

 

강진다인회는 강진 차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하고 강진차가 후대에 이어지는 역할자가 되고 있다고 소개한 강진다인회 김광진 회장.

김 회장은 "우리들은 강진에 자생하는 야생녹차를 음용하며 알려가고 있다"며 "녹차로 유명한 지역도 찾아가 우리 강진 차와 비교하는 활동도 가져 온다"고 설명했다.

또 김 회장은 "강진 차와 강진 다인들이 차 발전을 기할 수 있도록 차 연합회를 결성할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구성해 강진에서 다례 시연, 차를 덖는 체험, 다도 예절, 차의 유래와 역사 등 차의 모든 것을 배우는 장을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회장은 "인근 해남에는 차 문화관이 건립돼 차 도구와 차에 관한 것들이 전시되어 차가 생활의 문화로 발전하고 있다"며 "지역에도 차 발전을 위한 회관이 마련돼 차의 모든 것을 갖추어 군민들에게 교육하면 우리 차가 저절로 홍보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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