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만드는 김은규씨부부
자연을 만드는 김은규씨부부
  • 조기영
  • 승인 2003.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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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같은 만남, 향기있는 음식판매
▲ 김은규씨 부부가 자신의 집 온실에서 재배하고 있는 허브식물인 '라벤다'를 돌보고 있다.

성전 월출산 아래서 퓨전 음식점 ‘자연이 좋은 사람들’을 운영하고 있는 김은규(41)씨와 윤현경(41)씨 부부는 손님들에게 허브향이 가득한 화분 하나씩을 선물한다.

부부가 직접 기른 허브는 음식을 만드는데도 사용하지만 그들의 따뜻한 정을 선사하는 도구로도 쓰인다. 이들 부부의 삶은 퓨전 음식처럼 향긋하고 상큼하다. 

김씨는 천성이 소탈하다. 자연에 푹빠져 지금까지 고향마을을 지키며 살아왔다. 컴퓨터에도 푹 빠져 살았다. 덕분에 농촌총각이 '서울 처녀' 윤현경씨를 만났다.

서울에서 컴퓨터 강사로 일하던 윤씨와 강진에서 생활하고 있던 김씨가 처음 알게 것은 지난해 4월말 인터넷 통신을 통해서다. 동갑내기 채팅방에서 알게 된 김씨부부는 전화와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서로의 소식을 주고 받다 서로의 관심사에 공통점을 느낀 윤씨가 강진을 찾아와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 후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하고 지난해 6월말 지인들의 축복속에 결혼식을 올렸다. 첫 만남에서 불과 40여일만에 결혼에 성공한 것.

결혼 후 강진에 정착해 살고 있는 김씨부부가 운영하는 ‘자연이 좋은 사람들’에서는 향기가 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김씨부부가 자랑하는 음식은 허브 한정식이다. 온실에서 직접 재배한 각종 허브를 이용한 화전, 허브백김치, 돼지고기 겨자소스편육이 우선 상에 오른다. 또 삼치유자구이와 소고기 스테이크에 이어 녹차밥과 각종 나물들이 한상 가득 차려진다. 식사를 마치면 향기 그윽한 허브차와 녹차를 후식으로 선택할 수 있다.

윤씨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개발한 음식들은 인공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자연에서 나온 재료들로 맛을 낸다. 양념장 한가지를 만드는 데도 포도주, 유자등 10여가지 재료가 들어가 어디에서 맛볼 수 없는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이익을 남기기보단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고 싶다는 김씨부부는 오늘도 월출산 한자락에서 자연을 찾아 오는 탐방객을 밝은 웃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채팅을 통해 알게 된 후 전화통화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으면서 인연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며 “함께 강진을 찾는 탐방객들에게 지역문화를 알려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가고 싶은 바램”이라고 말했다. /조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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