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의 토끼부자 최석주씨-"토끼처럼 부지런히 살아야죠"
성전의 토끼부자 최석주씨-"토끼처럼 부지런히 살아야죠"
  • 장정안 기자
  • 승인 2010.12.31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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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100마리까지 사육... 수익사업 안돼 아쉬움


성전면 송월리 월송마을의 최석주(48)씨는 토끼부자로 통한다. 관내에서도 얼마 되지 않는 토끼사육인으로 현재 20여마리를 사육하고 있어 주위에서도 토끼를 부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최씨가 토끼사육을 시작한 것은 5년 전으로 돌아간다. 후배로부터 토끼 3마리를 받아 토끼와의 인연을 맺었고 한때 100마리까지 사육한 적도 있을 만큼 인근에서는 대규모 토끼사육인이었다.

하지만 예민한 성격의 토끼를 사육하는 것은 녹록한 것이 아니었다.

20여년 전 취미삼아 두차례 정도 토끼를 키워봤던 경험을 제외하고는 전문 사육지식이 전무했던 최 씨에게 토끼를 33㎡(10평) 남짓한 사육장에서 100마리가 넘게 키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사육기술 노하우가 없었던 데다 물과 상극인 토끼의 특성상 장마철마다 1~2마리의 토끼가 죽는 것은 다반사였고 가끔은 족제비와 같은 야생동물들이 새끼토끼를 잡아 먹어버리는 일도 발생해 100여마리에 달했던 토끼들의 숫자는 20여 마리까지 줄어버렸다.

그때마다 최 씨는 마치 자식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가슴이 아파왔고 그 아픔은 차츰차츰 사육에 대한 노하우로 쌓여져갔다.
 
최씨는 장마철 피해를 막기 위해 토끼 사육장에 비를 피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다. 바로 손수 널빤지를 비롯해 비닐, 철사 등을 구해와 움막을 제작한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허름하고 볼품없지만 최씨의 토끼사랑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러브하우스인 셈이다.
 
또 싱싱한 채소를 즐기는 토끼의 식성을 고려해 먹잇감으로 제공되는 잡풀들도 직접 야산이나 들녘에서 구해 공수한다.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는 배춧잎을 살짝 말려 시래기 형식으로 준다.

혹자들은 먹잇감으로 배추 등을 주는 최 씨의 사육방식이 잘못됐다 지적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육되는 토끼의 대부분이 유럽산 토끼인데 반해 최 씨가 키우는 토끼는 한국 야생산토끼로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스스로 터득한 사육방식이다.
 
최근 최 씨의 토끼 사육장에서는 경사스러운 일이 있었다. 바로 어미토끼가 새끼토끼 7마리를 출산한 것이다.

토끼해를 맞아 오랜만에 들린 희소식이었다. 개인사정으로 일주일동안 외국을 다녀온 사이 새끼토끼들은 배춧잎을 오물오물 거리며 먹을 정도로 제법 성장해 최 씨를 흐뭇하게 한다.
 
최씨는 또 다시 새 식구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조만간 어미토끼가 출산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보통 7~10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 토끼의 특성상 적어도 7마리 정도의 새 식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씨의 새해소망은 20여마리 뿐인 토끼 가족들을 100마리까지 다시 늘려보는 것이다.
 
최씨는 "소나 돼지 같은 축산업은 잘 키우면 돈을 만질 수 있지만 토끼는 수익사업용으로는 부적절하다"며 "우연히 시작된 인연이 5년째 이어져 오면서 토끼는 수익을 바라보는 것보다 가족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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