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도예작가·자치단체·식당,'삼위일체' 돼야 성공적 식기 보급가능
[기획특집]도예작가·자치단체·식당,'삼위일체' 돼야 성공적 식기 보급가능
  • 김철 기자
  • 승인 2010.09.03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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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투박하지만 가벼운 계룡산 도예촌 도기

▲ ①계룡산 도예촌 종합전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도자기식기들. ②도예촌 인근 관광지 동화사에서는 도자기 식기를 쉽게 찾아볼수 있다. ③동화사 인근 한 식당에서는 대형접시, 주전자까지 도자기 식기를 사용하고 있다.

계룡산 도예촌 작가들 디자인혁명 통해 식기 생산
자치단체는 관광객 유치로 간접적 지원펼쳐

충남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에 위치한 계룡산 도예촌은 젊은 도예작가들이 철화분청사기를 만드는 곳이다.

계룡산 북쪽에 해당하는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에 도예가들이 분청사기의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 지난 93년 개인공방을 설치하면서 완성된 마을이다.

이후 공주시의 지원으로 종합전시장과 야영장, 도로 확·포장공사가 진행되면서 지금의 계룡산 도예촌을 이루고 있다.

작가 개인들이 모여 만든 계룡산 도예촌은 특색있는 디자인과 다양한 형태로 관광객들과 주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도예촌의 한 중앙에 위치한 종합전시관은 이곳에 위치한 20여개의 공방을 대표하는 작품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종합전시관의 운영도 독특하다. 매달 주제를 정해 각 공방에서 내놓은 작품들이 전시돼 관광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지난 8월 종합전시관의 주제는 접시였다. 각 공방에서 내놓은 다양한 형태의 접시들이 전시·판매되고 있었다.

종합전시관에서 전시되는 작품들은 대부분 생활용 작품이 차지한다. 고가의 작품보다는 관광객들이 손쉽게 구입하도록 저가의 생활용 작품들이었다.

가격은 1만원~5만원선으로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대형 접시에서 부터 양식에서 사용되는 파스타접시 등 전통접시를 고집하지 않고 디자인 변형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분청사기들이 진열되고 있었다.
 
고가의 작품들은 각 공방에서 별도로 전시관을 운영해 판매하고 있다. 종합전시장에서 작가의 작품을 보고 구입의사가 있으면 해당 공방의 전시관으로 찾아가 구입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역시 관광객들의 주된 관심사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용 도자기였다. 작품들의 형태도 전통의 분청사기만을 고집하지 않고 소지에 각종 재료를 넣어 좀 더 강하면서 밝은 색의 유약을 사용한 식기형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높이고 있다.
 
이런 작가들의 노력은 인근 관광지인 동화사 주변 식당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근 지역의 식당에서는 대부분 한두개이상의 생활용 도자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업체들에서는 도자기의 높은 가격에 적지않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도자기 식기는 관광객들의 호평을 받지만 쉽게 깨지고 일반 플라스틱 소재에 비해 두배가 넘는 가격을 지불하기는 쉽지않기 때문이다.
 
동화사 주변에서 운영되는 동다송 식당. 이곳은 모든 식기를 도자기 식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일반 소형 반찬 식기부터 시작해 대형 접시, 물을 먹는 주전자까지 분청형태의 도자기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었다.

다른 도자제품을 사용해봤지만 밝은 빛의 분청형태의 도자기가 가장 깔끔하고 다른 도자식기에 비해 가벼웠기 때문이다.

대표 김건주씨는 "도자기 식기는 관광객들에게 전통의 멋과 아름다움으로 선호도가 높아 전체 식기를 도자기로 이용하고 있다"며 "일반 플라스틱 소재보다 가격이 높은 점, 다소 무거운 점을 제외하면 도자기 식기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당업체들의 이런 반응은 계룡산 도예촌의 생산방식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계룡산 도예촌의 작가들은 직접 손으로 만든 작품만을 고집하고 있다.

일반 대형업체의 틀에서 찍어내는 도자기 식기가 아닌 손으로 빚어낸 도자기 식기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장단점이 나오게 된다.

▲ 주제를 정해 전시되는 도예촌 종합전시장, 도예촌 공방은 도자체험코너와 각 공방마다 판매코너가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높은 작품성으로 인정은 받을 수 있지만 손쉽게 사용하는 생활도자기로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계룡산 도예촌 작가들은 오직 손으로 빚어낸 작품만을 고집한다. 도예촌의 시작부터 제품화된 대량 생산 대신 분청사기의 명맥을 잇는다는 정신을 끝까지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

반면 작가들도 소비자들의 반응과 시대적 흐름에 적절하게 대응을 하고 있다. 옛 전통 분청사기의 재현만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청사기의 재현과 함께 현재의 디자인, 현재의 도자기 형태를 적절히 흡수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분청의 약한 강도를 높이기 위해 청자토를 사용하고 매년 각종 전시회를 찾아다니면서 새로운 디자인을 익히는 작가들의 노력으로 계룡산 도예촌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시의 지원도 넉넉하지는 않다. 개인 작가들로 집단 자생마을로 만들어진 계룡산 도예촌에 공주시의 별다른 지원은 없다.

계룡산 도예촌의 주차장, 도로 등 기반시설에 대한 지원은 있었지만 일반 지원은 극미하다. 가마보수와 기술개발비를 지원하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시의 가장 큰 지원은 관광객 유치이다. 계룡산 도예촌은 공주시의 시티투어의 한축을 차지하고 각종 관광객들이 찾아가도록 홍보활동에 주력한다.

투어를 통해 다녀간 인원만도 올해 1월부터 6월말까지 1만여명에 달한다. 여기를 다녀간 관광객들은 대부분 수도권 주민들로 계룡산 도예촌의 적지 않은 수입이 되고 있다.
 
공주시청 이태묵 관광축제 팀장은 "분청사기 명맥을 이어오는 계룡산 도예촌은 공주시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중에 하나"라며 "재정상 어려움으로 대폭적인 지원은 힘들지만 관광객유치를 통해 자생력을 갖도록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자와 분청사기와는 단순비교는 힘들다. 하지만 분청사기를 만드는 작가들은 끊임없는 소지개발과 디자인 혁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노력은 높이 평가해야한다.

"도자기 식기도 하나의 문화 형성해야"

계룡산 도자예술촌 김준성 촌장

토울공방을 하면서 계룡산 도자예술촌을 이끌고 있는 김준성 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 촌장은 "계룡산 도자예술촌은 일본 큐슈 아리따지역의 백자 생산이 가능하게 했던 도공 이창평의 역사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라며 "이창평의 후손들과 같이 세미나와 축제를 열면서 시작된 것이 분청사기 축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촌장은 "처음 미술분야 전문교육을 받은 15명의 도공들이 계룡산 도자예술촌을 만들기 시작했고 현재는 순수공방만을 운영하는 업체는 10여곳"이라며 "국가 전체적 경제적 어려움이 도자산업의 수요감소로 나타나 공방들마다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도자기 식기에 대해 김 촌장은 여러 가지 견해를 밝혔다. 김 촌장은 "계룡산 도예촌은 작품과 생활자기의 비율이 5대5정도라고 말할 수 있다"며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 생활자기도 생산하지만 작품활동이 이곳 계룡산 도예촌 작가들의 주된 활동"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촌장은 "도자기 식기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차문화를 연계한 다기세트처럼 하나의 문화와 도자기 식기가 같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촌장은 "전통은 그대로 두면서 어떻게 현대화 시킬 것인가가 도자산업의 미래이다"며 "강도를 높이기 위해 자기질 흙을 사용하고 높은 온도에서 구워내는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대중화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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