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은 여러 제자 중에 가장 아끼는 제자"
"황상은 여러 제자 중에 가장 아끼는 제자"
  • 김철 기자
  • 승인 2010.08.2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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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유물특별전

▲ 다산유물특별전이 개막식을 가진 지난 7일 예술의 전당 이동국 수석 큐레이터가 관광객들에게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청자축제기간에 맞춰 제6회 다산 정약용선생 유물특별전을 기획해 다음달 5일까지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유물을 공개하고 있다. 이번 유물특별전은 다산선생과 애제자였던 황상을 주제로 삼아 '다산정약용과 치원 황상의 만남-사제지간에서 가문으로'라는 제목으로 준비됐다.

이번 특별전은 강진군과 예술의 전당의 공동주최로 다산선생의 읍제자중의 한사람으로 다산선생의 시학을 계승하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세계를 구축한 황상을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이다.

특별전을 통해 정약용이 쓴 간찰을 담은 서책인 견서여시를 비롯해 다산선생의 아들인 정학연이 만든 치원시첩, 추사 김정희와 삼형제가 쓴 치원진완, 정씨와 황씨의 대를 이은 교류를 약속하는 정황계첩 등 30여점이 선을 보이고 있다.


견서여시, 치원시첩, 치원진완, 정황계첩 등 30여점 전시

특별전은 크게 다섯가지 소주제로 구성됐다. 일속산방, 삼근계(三勤戒), 치원과 유산, 추사가(秋史家), 정황계첩으로 나눠진다. 일속산방은 황상이 삶과 공부했던 공간이고 삼근계는 다산과 황상이 사제지간을 맺은 것을 나타낸다. 치원과 유산은 시를 통한 교류를 의미하고 추사가는 추사형제들이 황상의 시에 대해 반한 것을 말한다. 정황계첩은 가문간의 영원한 만남을 나타내는 것으로 구성됐다.

노규황량사는 추사 김정희가 유배에서 풀려 해배되던 1848년 이후에 쓴 것으로 윤종진을 통해 황상에게 써 보내졌다. 익히 황상의 시를 높게 평가한 추사는 제주유배시절 황상을 만나기위해 찾았으나 만남이 성사되지 못하자 글을 보낸 것이다.

노규황량사는 기장으로 지은 밥과 아욱 국을 나타내는 말로 고결한 선비의 거처라는 뜻으로 강진과 해남의 선비들이 조각해 거실에 내걸어 생활할 정도로 의미가 깊다. 노규황량사는 1억원이 넘는 감정가격을 자랑하는 귀중한 작품이다.

또 정약용이 황상에게 쓴 글을 책으로 만든 견서여시(見書與時)도 귀중한 자료이다. 다산선생이 제자 황상에 대해 "황상을 열흘만에 제자로 받아들였으며 여러 제자중에 학문적, 인품 등 모든면에서 가장 아끼는 제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 글을 통해 다산이 얼마나 황상을 아끼고 사랑했는지를 알수 있는 대목이다. 견서여시에는 황상과 형 약전에게 보낸 편지와 시 32점이 포함돼 있다.

다산선생의 아들인 정학연이 쓴 치원시첩도 공개됐다. 치원시첩중에는 다산 선생이황상에게 써준 글이있다. 증산석(贈山石)으로 시작하는 글은 다산선생이 15살의 황상을 만나 황상의 아명을 따서 써준 것이다. 이 글의 내용은 애제자 황상에게 항상 부지런히 생활하라는 다산의 가르침이 녹아 있다. 황상은 평생 이글을 가슴에 묻고 스승인 다산선생의 가르침에 따라 생활을 하게 된다. 증산석글은 정학연이 황상에게 다시 써준 글이다.

황상이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세상을 등지고 생활하는 일속산방도 작품도 선보이고있다. 일속산방은 좁쌀한톨만큼 작은 집이라는 뜻으로 대구면 천개산 백정동에서 황상이 살던곳이다. 이를 소치 허련이 그린 그림이 바로 일속산방도이다.

추사 김정희와 김명희, 김상희 형제가 쓴 치원진완이 있다. 이 글은 황상의 문집을 읽고 평한 글로 "황상은 이 세상에서 최고다. 황상만이 지을 수 있는 시"라고 황상의 학문적 깊이와 독창성을 극찬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는 세상에 처음 공개되는 귀중한 작품들도 있다. 황상이 지은 시로 다산선생의 아들인 정학연이 대필한 근차 산북선생견혜장편경사 작품과 정씨와 황씨 가문의 대를 이은 교류를 약속하는 정황계첩이 처음 공개된 작품이다.

근차산북선생견혜장편경사는 길이 2.5m 두루마리에 적힌 시로 정약용의 제자인 신기영이 처음 등장해 학계의 관심을 받는 작품이다. 정황계첩은 정학연, 정학유, 황상 가문의 자손의 성명과 호를 적은 글로 한 가족처럼 생활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번 특별전을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다산의 애제자이면서 독창적인 시세계를 구축한 황상에 대한 재조명이 처음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또 이번 특별전을 다산과 황상에 그치지 않고 학문적 인연이 가족으로 연결되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유물특별전 다산사상 관심 고취"

다산유물 최다 보유 윤영상 회장

제6회 다산유물특별전이 개최된 가운데 그동안 수많은 유물을 전시회에 선보인 (주)다산 윤영상(63)회장.
윤 회장은 "처음 다산이 알려지지 않고 유물에 대한 관심도 적었지만 다산유물특별전을 통해 학계와 주민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며 "유물특별전을 통해 다산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어 강진을 알려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회장은 "유물특별전이 개최되면서 한양대학교 정민교수와 대동문화연구소는 유물에 대한 큰 관심을 나타내고 다산학에 관심이 있는 많은 학생과 학자들이 찾아오는 영향을 끼쳤다"며 "유물특별전을 통해 계속 희귀자료를 선보이면서 학계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 다산선생의 사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강진이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물에 대해 윤 회장은 "다산선생의 18제자 중에서 가장 나이어린 윤종진이 직계 6대 조상"이라며 "선조들이 내려오는 유물에 대해 소중히 여겨왔고 평소 고미술에 관심이 많아 나 역시도 유물을 정성스럽게 간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윤회장은 "현재 진행중인 다산유물전은 열매가 조금씩 영글어가는 과정"이라며 "유물전을 통해 다산선생을 알리고 다산선생의 실학 기반을 닦았던 행당 윤복선생의 탄생 5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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