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막한 산으로 둘러쌓여 강진만을 바라보는 마을
나지막한 산으로 둘러쌓여 강진만을 바라보는 마을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0.06.14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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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량면 서중마을 -

▲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가옥들 사이로 강진만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현재 65가구 10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서중마을은 밭으로 이용되는 농경지가 부족해 대부분의 주민들이 반농반어를 이루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한때 염전이 많았던 곳... 지금은 농공단지가 큰 활력소

섭씨30도를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는 어느덧 여름이 다가왔음을 실감케 한다. 황금물결을 이루고 있던 들녘은 어느새 옷을 갈아 입어 초록 물결을 이루고 있다.

파릇파릇 생기를 보이고 있는 작은 모 포기들이 강렬하게 내려쬐는 햇볕을 이겨내며 풍년을 향한 첫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 서중마을은 지난 2009년 어촌체험마을로 지정돼 연중 생태체험을 즐길 수 있는 체험학습관을 갖추고 있다.
농촌의 풍광을 벗 삼아 강진만을 따라 발길을 돌린 곳은 마량면 서중마을.

대구면소재지를 지나 마량방면으로 5㎞를 달리다 보면 우측으로 마량 농공단지를 알리는 표지판이 나타난다.

표지판을 따라 마량초등학교 방면으로 1㎞를 더 향하다보면 가옥들이 강진만을 바라보며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서중마을을 볼 수 있다.

바다와 인접하고 있는 서중마을은 삼면이 나지막하게 산으로 에워싸고 있어 기후는 온화한 편이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서중마을은 본래 '서재동'으로 불리었다. 이는 마을에 위치한 장군봉 중턱에서 어느 명사가 서재를 짓고 여러 제자들을 가르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불리고 있는 서중(書中)은 일제 강점기 시대 때 서재동과 인근 중촌 마을이 합해지면서 개칭된 지명이다.
 
마을의 형성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700여년 전으로 한양 서씨가 처음 터를 잡고 자자일촌을 이루며 마을을 형성해 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현재 마을에는 65가구 100여명의 주민들이 반농반어를 이루며 생활하고 있다.
 
예부터 서중마을은 마량면 내에서도 염전이 많았던 곳이었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한양 서씨가 터를 잡아 마을을 형성한 이후 마을의 서남간 바닷가에 염전을 개발했다고 한다.
 
서중마을에서 생산된 육염은 지난 1960년대까지 마량을 비롯해 완도, 제주도 등지로 팔리면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하지만 점차 수요가 줄어들면서 육염을 만드는 주민들이 줄었고 지난 1970년대에 이르러 아예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당시 염전이 있던 장소는 지난 1980년 매립지 조성으로 현재 마량농공단지가 들어서있다.  
 
지난 5월 서중마을에는 시끌벅적한 행사가 열렸다. 목포MBC의 한 프로그램에서 서중마을 주민들이 바지락을 채취하는 과정을 취재하기 위해 마을을 찾았기 때문이다.

이날 마을주민 10여명은 서중마을 인근에서 채취한 바지락을 소개하고 바지락 젓갈을 담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마을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순(50)씨는 "마량 앞 바다의 수온이 상승하기 시작하는 5~6월경이 되면 어패류들이 알을 배서 씨알이 굵어지고 단맛이 제일 좋다"며 "지난해부터 바지락 종패를 늘리고 있어 앞으로 바지락 축제를 만들어 운영해나가는 계획도 구상중이다"고 밝혔다.  
 
서중마을은 지난 2009년 어촌체험마을로 지정돼 연중 생태체험을 즐길 수 있는 어촌체험마을이다. 마을 앞 바다 5㏊면적에는 가족과 관광객들이 꼬막, 바지락, 석화 등 바다에서 서식하는 생물을 직접 채취하고 생태환경을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체험관광 코스를 마련했다.
 

서중마을의 관광체험은 이뿐만이 아니다.

서중선착장에서 200m거리에 위치해 있는 해상콘도 시설 또한 서중마을의 가장 큰 자랑거리.

서중마을의 해상콘도시설은 지난해 1월 농림수산식품부가 지원하는 한국어촌어항사업비 10억원을 지원받아 조성됐다.

26.4㎡(8평)를 비롯해 19.4㎡(6평), 13.2㎡(4평) 크기의 원룸형으로 제작된 해상콘도는 냉·난방시설, 샤워실, 취사도구 등 해상 위에서 휴식의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서중마을 강민석(66)이장은 "마량면이 강진의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마을에서도 관광코스를 연계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 상품을 마련해 가고 있다"며 "침체되어 가는 농촌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원동력으로 작용 될 것이다"고 말했다.
 
서중마을은 요즘 들어 젊은 일손들로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 마을을 떠났던 젊은이들이 마을을 속속 찾아들며 젊은 일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을 찾아든 청년들은 요즘 무산 김 채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실시된 무산 김 재배는 판로확보와 수요량 증가 등의 이유로 고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청년회원들이 부족해 사라졌던 모임도 지난 2008년부터 다시 조직이 운영되기 시작하면서 활발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0년도 7~8명에 불과했던 청년회원수도 현재는 20여명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 청년회원들의 설명인 것. 현재 서중마을 청년회는 바다정화 활동, 방역사업, 마을잔치 마련 등 마을의 대·소사를 짊어지며 고령화 되어 가는 마을주민들의 일손에 힘을 실어가고 있다.
 
마을출신 인물로는 전남교육청 교육장, 교육감을 지낸 정장언씨, 경찰공무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식씨, 교회목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문, 김석환, 강채식, 박향수씨, 나주동신대 공학박사와 교수를 겸임하고 있는 박수봉씨, 안양성모병원 원무과장을 맡고 있는 정명석씨, 강진수협 지도과장을 역임한 정성조씨, 강진수협신용과장을 역임한 고인열씨 등이 있다.

┃인터뷰┃ 서중마을 고승산 청년회장

"웃어른 공경 미풍양속 계승할 것"

마을주민들은 마을청년회 활동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008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서중청년회는 마을의 대·소사를 운영해 나가면서 마을의 구심점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이에 마을 인근 선착장에서 무산 김 수확에 한창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고승산(47)청년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청년회 활동에 대해 고 회장은 "우리 청년회는 고향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를 심각하게 논의 하고 이를 실천해 나가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며 "뜨거운 애향심을 가지고 고향발전에 대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고 회장은 "웃어른을 공경하는 미풍양속을 지속적으로 계승하는데도 중점을 두고 있다"며 "마을 어르신들이 청년회원들의 나이에 대한 편견을 접어두고 젊은 청년회를 믿고 마을발전에 함께 참여해 주시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바람에 대해 고 회장은 "서중마을은 생태체험마을, 수상펜션 등 각종 관광시설물 조성으로 발전을 거듭해 가고 있다"며 "고령화 되어가는 농촌사회에서 젊은 세대들이 마을을 이끌어 가야하는 핵심이 되고 있는 만큼 젊음과 열정을 가진 젊은 일손들이 마을로 찾아 들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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