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로에서]지방선거 후보자의 조건
[다산로에서]지방선거 후보자의 조건
  • 강진신문
  • 승인 2010.03.2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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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길성<작천중 교사·강진포럼 공동대표>

새봄을 맞아 꽃들이 피어난다. 매화가 피고, 개나리가 피고, 진달래와 목련이 한껏 꽃봉오리를 머금고 있다. 금년에는 봄이 되면서 꽃들만 피는 것이 아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주의 축제인 '선거' 라는 꽃도 탐스럽게 피어나고 있다.

선거일이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이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이런저런 모임에 참석해서 얼굴도 알리고 거리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명함을 돌리느라 분주하다.

이처럼 열심히 활동하는 후보자들을 보면서 유권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자신들이 주인공이 되어서 이 사람 저 사람 평가해보고 당당하게 한 표를 행사할 생각에 가슴 부풀어 있을까? 아니면 그들만의 잔치라며 애써 무관심할까?

그런데 중요한 점은 유권자들이 관심이 있든 없든 선거는 치러진다는 점이고 선거에서 당선된 후보자들은 자기 영역에서 주어진 권한을 가지고 군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치 행위를 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 좀 더 좋은 세상이 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선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선거 과정을 지켜보면서 깨어 있는 정신으로 투표해야 한다.

또한 정치지도자는 권한이 큰 만큼 책임도 크고 결정할 일도 많으므로 충분한 자격과 자질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임진왜란이라는 전쟁 기간 동안에 인력, 배, 무기, 식량의 부족, 억울한 모함을 이겨내고 23전 23승을 이끌어낸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통해서 정치지도자가 가져야할 기본적 조건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지역을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는 첫째, 군민에 대한 사랑과 봉사, 헌신과 희생정신이 투철해야 한다. 이순신 장군은 백성을 가슴으로 사랑했다. 백의종군하면서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 받고 경상도에서 전라도 방향으로 가다가 한 무리의 피난민 행렬을 만나자 장군은 말에서 내려 일일이 이들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또한 당항포 해전에서는 적들이 패전하고 육지로 상륙하자 곤궁한 왜군이 육지로 올라가면 백성들을 죽이고 괴롭힐 것을 예상하여 이들이 타고 나와 도망갈 수 있도록 배 한 척을 남겨 두게 하였다가 다음날 그 배를 타고 도망치던 왜군을 궤멸시켰다.

이처럼 정치 지도자는 지역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지녀야 하며 지역민을 위해서 봉사하고 자신을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는 밝은 통찰력과 예지력, 넓은 안목과 식견을 가져야 한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1년 2개월 동안 전라좌수영에서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전쟁 준비를 한 결과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보름 전에 거북선의 실험 운항을 성공하고, 하루 전날에는 여수 앞바다에서 기동훈련을 하면서 거북선에 지자총통과 현자총통을 탑재하여 시험 발사에 성공하였다.

오늘날처럼 불확실성의 시대에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역 리더들의 집중력과 통찰력이 필요하며, 올바른 정책을 결정하고 책임 있게 끌어갈 수 있는 안목과 식견을 갖추어야 한다.

셋째는 용기와 열정을 가지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칠천량 해전에서 조선수군이 몰락하고 원균이 전사하자 많은 사람들은 조선 수군에 희망을 버렸으나 이순신 장군은 '수군이 비록 외롭다 하나 이제 신에게 오히려 전선 열 두 척이 있사온즉···' 하며 최악의 상황에서도 전쟁 승리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제시했다.

정치지도자는 지역 발전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가져야 하고 자신의 비전을 지역민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비전을 이루기 위해 온 군민이 한 마음으로 달려갈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흔히들 정치는 공기나 물과 같은 것이라고 한다. 좋은 공기는 사람 살기도 좋지만 나쁜 공기라면 죽을 수도 있는 것처럼 좋은 정치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그러므로 선거라고 하는 것이 나와 무관한 어떤 정치적 행위가 아니라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해야 한다.'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고 갈파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은 지금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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