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글]나에게도 꿈은 있다
[선생님의 글]나에게도 꿈은 있다
  • 강진신문
  • 승인 2010.03.12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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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최고 수명이 130년을 살 수 있고 평균 수명은 100세를 구가(謳歌)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장기(臟器)들이 탈이 났을 때는 인공제품으로 바꾸어서 그 기능을 담당케 하고 너무 오래 살아 싫증이 날 때는 장기 바꾸는 것을 거절하여 자연스럽게 죽음으로 갈 수 있다는 조금은 황당한 소리가 현실로 다가 온다는 말들이 결코 빈 말은 아닌 듯싶다.

과학적, 의학적으로 검증된 쾌적한 환경과 식생활, 또 건전하고 건강한 사고와 활동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이런 일상의 일들이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킬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중국에 "동방석"이란 사람은 삼천 갑자년을 살았다는 전설이 있다. 사람에 따라 해석이 분분하다. 1800년을 살았을 것이라는 사람,  60갑자가 세 번 돌아오니 180년을 살았을 것이라는 사람, 정답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인간이 자연에 순응하면서 욕심 없이 살다보면 충분한 수명을 이어 갈 수 있다는 설이지만 나는 후자 쪽으로 택하고 싶다.

나도 이제 62세가 되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아직 한참의 나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언제부터 인지 하루하루가 다르게 노쇠 현상이 일어나곤 하는데 우선 기억력이 옛날 같이 않고 열정적이고 진취적인 생각과 행동은 머릿속에서만 맴돌 뿐, 실제 옮기는 데는 많이 주저해지는 편이다.

거의 활동을 줄이고 초연해지고 푼 의지와는 다른 모습이 겹칠 땐 멋쩍은 미소를 짓 곤 한다. 나만 그럴까? 아닐 것이다. 이런 일련의 일들을 종합해 볼 때 내 일생도 80을 넘길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판단에 다가 간다. 그러면 앞으로 20여년, 이렇게 보니 무척 짧아 보인다. 생각에 따라서는 긴 시간이기도 하고......... 

물론 정년 후에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찾아보니 암담하다. 무얼 할까? 딱이 없다. 머리가 혼란스럽다. 앞으로 20년이란 시간을 어떻게 보낸단 말인가? 책장 넘기듯이 쌓일 세월들을 뜻있고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고민을 한 끝에 결론을 찾아내니 한 두 줄기 빛이 보인다. 기분이 좋아지고 생활에 활력이 생긴다. 나이가 잊어지고 나날이 기쁘고 즐겁다. 그것이 바로 나의 꿈이다. 

지금부터 5년 전 나는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살아야한다는 주의사람들의 입담과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세계화의 언질들이 잠자고 있는 나의 혼(魂)을 깨운 것이다.

우선 중학교 수준의 단어부터 시작했다. 주의 사람들에게 창피하고 부끄럽기도 했지만 꾸준히 읽고 쓰고 외워 나갔다. 무엇이 중요하니 그 것부터 해야 한다는 공식 없이 무작정 공부하는 습관은 나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 놓았다. 이제 어지간한 단문(短文)과 중문(中文) 그리고 복문(複文)까지도 익히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기본 문법까지 덤으로 이해할 수 있으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읽었던 수준별 영어 동화책만도 60여권, 이제 단계를 올려야 할 것 같다. 영어 소설책으로 바꿀 것이다. 이러다 보면 전문 원서 읽을 날도 머지않았겠지. 그리고 일상에서 필요한 생활영어 즉 회화(會話)가 있다. 간단한 회화 문장들은 무조건 외웠다. 밥 먹다가도, 운전 중에도, 잠자다가도, 화장실에서도, 틈이 나고 시간만 있으면 외운다.

나는 항상 중얼거린다. 돋보기를 쓰고 읽어야 할 나이이니 만큼 기억과 인지(認知)가 미치지 못해 금방 잊어버리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수 십 번 반복한다. 결국 외워버린다. ㅎㅎㅎ

이런 노력이 날마다 반복되다 보니 밥 먹듯 한다. 옛날에는 영어 잡지나 책만 봐도 '검은 것은 글씨요 흰 것은 종이'였는데 그 두려움에서 많이 해방된 느낌이다. 요즈음은 수능시험 정도의 고급단어와 숙어 공부 즉 2000단어에 빠져있다. 토익시험에도 도전하고 싶다.

한자(漢文)에 이런 말이 있다. 狂-達(광-달) 達-狂(달-광)을 풀이하면, '미쳐라 미칠 수 있다. 미치려면 미쳐라' 무엇엔가 미치면 이루어지고, 무엇을 달성하기위해서는 미친 듯이 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 말하면 하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않고 하는 것이 없으면 이루어진 것도 없다는 뜻. 생활 모토로 함께 한 글귀인지라 책상위에 써 놓고 늘 다짐한다. 

꿈의 완성을 위해 호주 아니면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날 것이다. 돌아오면 66세, 새로운 일자리를 구해 제3의 인생을 살 것이다. 건강의 여부가 관건이 되겠지만, 꿈을 꾸고 나니 힘이 생기고 젊어진 기분이어서 가능할 것 같다.

언젠가 우리 국민은 '꿈은 이루어진다'라고 함께 소리쳤다. 그리고 그 꿈이 월드컵 4강으로  이루어져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였던 것이다. 꿈을 갖는다고 하는 것은 참 행복하고 기쁜 일이다. 우리 모두 꿈을 갖자.

그리고 그 꿈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자. 100년의 인생, 한 번 살아 볼만 하지 않는가. 이제 어느 시인의 말처럼 잠시 소풍 왔다 간 인생이 아니다. 길고 긴 인생이다. 멋지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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