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앞에서는 우리도 어린애랍니다"
"아버님 앞에서는 우리도 어린애랍니다"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0.01.22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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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세 부친 보살피는 80대부부 춘곡마을 이병성·조송자 씨
▲ 10년째 이영수 할아버지(가운데) 곁을 지키고 있는 이씨 부부가 노부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미소를 짓고 있다.
올해로 104세를 맞은 노부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며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 강진읍 춘곡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아들 이병성(82)씨와 며느리 조송자(81)씨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5일 오전 이씨 부부는 따뜻한 수건으로 노부의 몸을 닦아주며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문틈사이로 드리우는 따뜻한 햇살에 노부의 얼굴은 더욱 편안하게만 보였다.
 
2년 전부터 노환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누워서 하루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노부 이영수할아버지는 올해로 104세를 맞이하는 강진읍내에서 최장수 노인으로 손꼽힌다. 한 세기를 넘는 세월을 살아왔지만 청력과 시력만이 나빠졌을 뿐 이 할아버지는 병원을 찾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노부를 모시는 이씨부부 또한 80세를 넘긴 고령의 나이이다. 하지만 이씨부부는 자신들의 나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노부를 모시느라 여념이 없다.
 
이씨부부는 노부에게 아침 7시와 정오, 저녁6시에 맞춰 세 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챙기는 일을 10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 또 매 끼니마다 밥상에 오를 음식들을 전부 잘게 썰어 준비하는 정성도 잊지 않는다.
 
이씨 부부의 정성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육류를 좋아하는 노부의 건강을 위해 배, 사과 등을 갈아 비타민 섭취를 돕는가 하면 된장국과 생선을 이용한 식단도 빼먹지 않고 있다.
 
평소 간식으로 건빵을 즐겨먹는 노부는 건빵이 먹고 싶을 때면 돈 만원을 이씨에게 건네며 건빵을 사오라는 심부름을 시킨다고 한다. 이럴 때면 이씨는 곧장 오토바이를 타고 읍내까지 나가 건빵을 사온다. 80세가 넘은 이씨 이지만 노부 앞에서는 언제나 어린 아들의 모습이다.
 
이씨는 " 90세가 넘은 나이에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시며 건강하셨던 아버지의 모습을 회상하면 눈시울이 붉어진다"며 "노환으로 인해 2년전부터 계속 누워서 생활하고 계시지만 여생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늘 곁에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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