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에 벽이 있을 수 있나요"
"종교에 벽이 있을 수 있나요"
  • 김영미 기자
  • 승인 2009.12.31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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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사 수현스님과 읍교회 임상호 장로님의 20년 우정이야기

성탄절땐 교회찾고 부처님 오신날엔 사찰방문
종교화합과 지역화합으로 발전


관내 대구면 정수사 주지 수현스님과 강진읍교회 임상호 장로가 20여년 동안 불교와 기독교 화합의 인연을 맺고 특별한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교회다, 불교다라는 차별 없이 다같은 종교라 생각한다는 수현스님은 지금으로부터 25년전 서울에서 광주행고속버스를 타게 됐다. 옆 자리에는 양복을 입은 사람이 앉아 있었다. 얼마 가지 않아 양복신사가 수현스님에게 불교에 대해 질문을 해왔다.

그분은 여수교회의 목사였고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광주까지 오면서 기독교에서 영생을 구원하는 것이 불교와 마찬가지라는 진리를 듣게 되었고 그 말이 머릿속에 간직됐다.

지난 89년 강진읍교회 장로였고, 신협 이사장을 맡고 있던 임상호 장로가 석가탄신일을 맞은 정수사에 꽃바니구를 들고 축하하러 찾아왔다. 이렇게 불교와 기독교의 특별한 인연이 시작됐다.

임 장로는 지난 86년 신협 이사장으로 근무하고 있을 당시 한 스님이 책을 팔러 신협에 들어왔다. 무슨책이냐고 묻는 말에 '스님과 목사님의 악수'라고 얘기했고 평소 천주교, 원불교, 기독교, 불교 종교연합의 뜻을 가지고 있던 임 장로의 마음에 책 제목이 와 닿았다. 임 장로는 책을 구입해 읽게 되었고 감명을 받아 스님과 가까이 하는 동기가 되었다. 이후 강진읍교회가 일본 기후시에 소재한 소하라교회와 자매결연을 맺고 서로 교류를 나누게 됐다.

3년 후 강진읍교회에서 일본 녹차다도 강의가 마련되었다. 그때 일본녹차 다도 강의 소식을 접한 수현스님이 강진읍교회를 찾았으며 당시 김경식 목사와 인연의 끈이 맺어졌다. 그해 크리스마스에 수현스님이 강진읍교회에 축하 꽃바구니를 보내오고 예배에도 참석했다. 예배 후에는 수현스님은 교회에서 목사, 장로, 교인들과 점심도 나누면서 각기 다른 종교의 벽을 허물고 종교화합이라는 큰 뜻을 전했다.

수현스님은 매년 크리스마스날 두곳의 교회에 축하 화분을 보낸다. 또 오전에는 강진읍교회 예배에 참석하고, 오후에는 대구중앙교회를 찾아가 축하해 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구면에 아기예수 탄생축하 플래카드도 내걸었다. 수현스님의 마음이 통해 크리스마스에는 강진군사암연합회에서도 성탄절축하 플래카드를 걸어 강진에 종교간 사랑이 울려 퍼지고 있다.

또한 임 장로도 매년 군민회관에서 열리는 강진사암연합회 부처님오신날에 참여해 예불을 같이 드리고 있다. 전날에는 정수사, 옥련사, 백련사, 무위사 관내 4곳의 사찰을 찾아가 부처님 앞에 놓아 드리고 주지 스님에게 축하 인사를 드린다.

또 원불교 대각교절에도 꽃바구니를 들고 찾아 축하해준다. 또 임 장로는 10년전 백련사 전 주지였던 혜일스님과 의논해 강진종교인 친선 배구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날은 기독교, 불교, 원불교 종교인들이 배구를 하며 서로간 벽을 허물고 화합을 이루었다. 이러한 시간들은 서로의 종교를 존중하고 같이 축하해주는 분위기로 바꿔 놓았다. 

수현스님은 "8년전 스님이 교회를 간다고 오해도 받았지만 대꾸하지 않고 서로의 종교는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내 갈길을 갔다"며 "교회와 불교 종교 이전에 인간적인 면에서 친밀감이 있어 서로 화합을 바라고, 상생을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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