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벼룩을 잡으려고
[사설2]벼룩을 잡으려고
  • 강진신문
  • 승인 2009.12.04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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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와 이번주 강진신문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은 어느때 보다 많은 글이 올라왔다. 청자고가 구매논란에 대한 이런저런 의견들이 폭주하면서 자유게시판이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그 와중에 하나의 글이 올라왔다. 농민이 적은 글로 보였다. "배추를 재배했는데 아주  잘 컸어요. 속이 노랗게 잘 자랐답니다. 많이 생산되어서 저렴하게 판매하고 싶으니 구입하고 싶으신 분은 연락주세요"
 
그 글을 따로 저장해 두지 않았으니 정확히 기억할 수 없으나 그런 의미의 내용이었다. 그런데 해당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는 청자논란 글에 밀려 아래로 내려가더니 어느 순간에 사라졌다.

글을 올린 사람이 스스로 내린 것으로 보였다. <강진신문 자유게시판 글을 삭제하는 기능에는 본인이나 관리자만 접근 할 수 있다> 아마도 글쓴이는 팽팽한 청자논란의 글 틈에서 배추를 팔고 싶다는 자신의 글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을지 모를 일이다.
 
청자논란과 대응이 지역사회에서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한편으로 지역의 이름없는 사람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아주 작아지게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지역사회에는 지금 주민들의 간절한 목소리가 나올 사안이 많다. 신종플루 감염자는 230명까지 증가했다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백신을 맞은 학생들이 부작용을 보인다고 하는데 우리아이들은 무슨일이 없을지 주민들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하다.

쌀값을 조금이라도 더 받아야 손해가 줄어드는 농민들의 마음도 간절한 것이고, 김장배추를 생산해 놓고 판로를 걱정하는 주민들의 심정도 애절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시내 곳곳에 플래카드가 내걸리고 규탄대회까지 열리는 지금의 분위기는 일반주민들의 입장에서 삼엄하기만 하다. 삼엄한 분위기는 주민들의 입을 다물게 한다. 입을 다물게하면 마음속에 불신이 열리는 법이다. 지역사회가 벼룩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상황까지는 가지 말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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