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양노린 수녀님을 떠나 보내며
[사설2]양노린 수녀님을 떠나 보내며
  • 강진신문
  • 승인 2009.11.2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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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에서 교육자로서 50여년 동안 헌신한 양노린 수녀가 향년 83세로 선종했다. 수녀님이 강진에서 보낸 한 평생에 경의를 표한다.

수녀님은 여성교육의 불모지였던 강진에 밭을 일구고 씨를 뿌려 물을 준 성직자였다. 수녀님은 학생들을 참 좋아했다. 젊을 적에는 중학교 1학년 담임 맡기를 좋아 했는데 그 이유가 학생들의 가정을 방문해 부모님들과 대화하기를 즐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성요셉여고를 졸업한 이선자 수녀는 양노린수녀 추모사에서 '시골 깡촌의 여학생들과 뭐가 그리 재미 있으셨습니까'라고 적었다.

수녀님은 정말 시골 깡촌의 여학생들과 희노애락을 함께하며 '여러분도 정말 소중한 사람들이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양노린 수녀님이 강진에서 보낸 50여년의 세월은 우리 현대사의 결정판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기성세대들은 60년과 70년을 지나며 가난을 벗어나려 몸부림 쳤다. 80년과 90년대에는 정치적 격변기를 겪었다.

지난 50년은 또한 우리의 부모들이 못 입고 못 먹어도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던 세월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이 정도로 살게 되기까지는 부모들의 교육 열정이 큰 밑거름이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양노린 수녀는 그 중심에 있었다. 학교 또한 가난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때가 있었을 것이고, 정치적 격변기에 교육이 흔들릴 때도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머나먼 이국땅에서 사랑으로서 이런 어려움을 이겨냈다. 그 결과 1만5천여명의 제자가 태어나 당당한 대한민국 여성으로 성장했다.

수녀님이 강진에 새겨 온 삶은 강진의 교육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양노린수녀님의 삶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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