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단상]강진(Gangjin)이라는 이름의 그 향수(鄕愁)
[공직단상]강진(Gangjin)이라는 이름의 그 향수(鄕愁)
  • 강진신문
  • 승인 2009.11.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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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길재<미국스노콜미시 파견·강진군 공무원>

그래, 오늘도 비가 온다. '오늘도' 라는 표현이 아주 적절한 듯 하다. 자주 접하면서 늘상 함께하기에… 어떤 관광 사진엽서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표현하면서 4계절이 모두 비가 내리는 사진으로 이곳을 풍자했듯이 맑은 날이 극히 드물 정도로 비는 여기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미국에 온지 두 달이 되어가는 이즈음, 비가 내리는 오늘 11월 13일은 나에게는, 아니 '강진군'으로서는 참 특별한 날이다.

스노콜미 밸리 상공회의소(Snoqualmie Valley Chamber of Commerce)주관으로 개최되는 정기 오찬모임에 스노콜미 자매결연 위원회(Snoqualmie Sister Cites Association)에서 "국제교류 추진사례 및 발전방향"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는 날임과 동시에, 오늘 발표의 중심(中心)에 우리의 고향 '강진'이 있기 때문이다.

이 넓은 대륙, 다민족이 존재하는 미국에서 비록 대도시가 아닌 소도시에서 이뤄지는 작은 행사이지만 「GANGJIN」이란 지역 이름이 이렇게 많이 언급된 다는 것이 내 가슴을 뭉클하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이 보고 느낀 강진을 소개하는 100여명이 참석한 그 자리에서 그들이 모르는 그 어떤 뿌듯함, 자랑스러움이 내 안에 조용히 자리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2009년 1월 강진군과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스노콜미시와의 국제 우호도시 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강진군과 스노콜미시와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그동안 강진 관내 학생들의 단기 어학연수, 스노콜미시 자원봉사가족 및 사절단 강진방문 등으로 교육 및 문화적 교류를 통해서 상호 우호관계를 지속적으로 증진하는 있는 오늘의 현실이다. 거기에 발맞춰 두 도시간 국제교류 증진의 일환으로 나는 지난 9월에 6개월 과정으로 스노콜미시에 파견을 나와 현재 시청 근무에 임하고 있다.

인구 일만여명이 사는 이곳 스노콜미시는 문화와 역사가 함께 살아 숨쉬는 도시이기에 고향 강진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처음 외국 현지생활을 하는 나에게는 큰 위안이며 감사가 되었다.

철도산업이 한창일 때의 그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지금은 주말 기차여행으로 관광객들에게 옛 향수를 전해주는 스노콜미 기차 박물관과 강진 청자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독특한 고려청자의 그 경이로움을 비교할 수 있으며, 워싱턴주에서 두 번째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는, 작은 나이아가라 폭포인  스노콜미 폭포(Falls)의 그 웅장함이 다산 정약용선생과 영랑 김윤식선생의 그 위대함과 어찌 비교할 수 있겠는가!

어딘지 모르게 강진군과 비슷한 점이 있다는 나의 얘기에 다소 즐거워하는 그들에게 강진에는 10층 높이의 아파트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3층 이상 고층건물이 없는 여기 사람들은 강진이 큰 도시인줄 생각했다고 해서 같이 웃었지만, 자연을 사랑하고 또한 미래를 내다보는 그 생각과 정신이 같은 선상에 있기에 오늘도 나는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2010년 1월, 조용한 이곳 스노콜미시는 젊은이들의 목소리로 또다시 들썩이게 될 것이다. 지난 1월에 이어 내년 초에 4주간 어학연수과정으로 오는 학생들은 낮에는 학교에서 현지인과 뛰어 놀며 그 문화를 배울 것이며, 학교생활이후엔 홈스테이(Host Family) 가정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삶을 몸소 체험하게 될 것이다.

오늘 우연히 중앙일간지에 실린 "입시용 말고 살아있는 불어를 배웠으면…프랑스대사관 움직인 서울 명덕외고 여학생의 편지"의 기사를 접하면서 매년 이루어지는 어학연수가 강진의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미국현지에서 사용하는 살아있는 언어와 문화를 접하는 귀한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세계화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마인드 함양을 위한 어학연수과정 등인적·문화적 국제교류 추진에 강진군과 스노콜미시간에 상호 승리하는, Win-Win을 목표로 현지에서 나는 미력하나마 조그마한 가교(架橋)가 되기를 소망하면서, 마지막으로  지면을 통해 5만 군민과 군수님을 비롯한 800여 선,후배 동료 공직자 한분 한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강진의 자본인 정직·친절·화합을 바탕으로 전 세계를 향해 날마다 상승하는 고향 강진(康津)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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