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자기, 강진청자를 찾았다
유럽도자기, 강진청자를 찾았다
  • 김철 기자
  • 승인 2009.08.24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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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예작가 작품전

청자축제를 맞아 외국작가들이 만들어낸 청자작품을 만날 수 있는 특별전이 개최되고 있다.

청자촌에 위치한 도예문화원 2층 유럽작가 작품전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유럽작가 작품전이 기획된 것은 지난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올해 강진청자는 금년 4월부터 유럽 10개국 11개 도시를 순회하는 대장정에 들어갔다. 하멜의 고장인 네덜란드 호르큼시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와 리모쥬, 독일 베를린, 포르투칼 리스본, 영국 런던, 체코 프라하, 노르웨이 오슬로,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68호), 청자칠보투각향로(국보 95호) 등 국보급 청자 재현품 200여 점이 출발했다. 유럽전은 청자 전시 이외에도 전남 무형문화재 37호인 옹기장 장윤석 옹이 빚은 칠량옹기 20여 점도 선보였다.

여기에 청자전시와 함께 가야금과 대금, 사물놀이 등 전통 문화공연을 선보였고 청자제작 과정 시연, 청자와 차(茶)의 만남, 고려청자 홍보물 상영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곁들여 다양한 한국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강진청자의 유럽나들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2006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에서 강진청자전을 처음 시작했다. 꼬박 3년이 지난 시점에서 강진청자가 유럽인들의 가슴속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프랑스작가 작품전도 강진청자의 해외나들이가 시작되면서 연결된 것이다. 유럽순회전을 통해서 각 나라에서 청자를 소재로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들의 숫자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강진군 국제교류 자문위원을 맡으면서 청자유럽전을 총괄한 홍대기씨가 기존 청자를 만들어 왔던 외국 작가와 기존 현대도예를 하던 작가들에게 청자 유약을 사용해 작품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시작했다.

각자 23명의 작가들이 청자를 만들 작품의 주제를 정하고 지난 3월 작품의 시안을 마련했다. 시안검토를 거쳐 청자유럽전이 시작되던 지난 4월초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본격적으로 구워내기 시작했다.

작품의 완성은 6월에 마무리 됐다. 완성된 작가들의 작품은 각각 3점씩 출품돼 이번 청자축제가 열리는 도예문화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출품된 작품들은 서양인들이 바라보는 청자라는 개념이 강하다. 기존 자신들이 추구해왔던 현대도자기에 청자 유약을 발라 만들어진 청자작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도예문화원 2층에서 열리는 유럽청자전시회를 찾으면 이런 점들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특이한 형태의 현대청자가 눈길을 끈다. 전시회의 중앙에 위치한 질 브로웨이 작가의 작품은 마치 화산에서 흘러내리는 용암의 모습을 담고 있다. 청자의 유약이 용암처럼 흘러내리는 모습은 마치 한편의 공상영화를 보는 것처럼 진기하다. 줄리아 드라포트 작가의 작품은 산호초를 연상시킨다. 둥그런 원형에 붙어있는 가장자리 자기의 모습이 마치 깊은 바다속 바위에 붙어 자라는 산호초와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기존 청자와 비슷한 느낌을 갖게 하는 작품도 전시되고 있다. 자비에 뒤로셀 작가의 작품은 청자재현품과 같다는 인상을 준다. 겉 표면에 아무런 장식도 없이 단아한 모습이 순청자를 연상하게 하지만 입구가 휘어져 있는 모습은 현대자기의 모습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또 아느멜 헤에 작품은 단지 3종세트를 표현한 것처럼 보인다. 길다란 장식부터 포함해 일반 가정에서 흔히 쓰는 꿀단지의 형태까지 다양한 청자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행사장의 정중앙에 위치한 플로망 르 망의 작품은 강진의 청자를 보는 듯하다. 지름 30㎝정도 크기의 대형 대접 3점이 줄줄이 배치돼 있는 플로망 작가의 작품은 형태와 빛깔이 전통청자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다. 특히 대접의 안쪽에서 청자의 유약에서 나오는 잔 균열이 자리잡고 있어 국내 작가가 만든 작품으로 혼동할 정도로 뛰어난 작품성을 자랑하고 있다.

청자축제 기간동안 열리는 이번 작품전을 통해 강진청자를 유럽에 알리고 유럽작가들이 청자에 대해 관심을 갖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강진군국제교류자문위원인 홍대기씨는 "이번 작품전을 통해 유럽인들이 좋아하는 청자 작품 등을 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내년에는 작가초청 시연회 등을 거쳐 강진청자를 유럽에 알리고 유럽의 문화를 접목한 청자를 만드는 작업이 이어지도록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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