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짜리 상감모란문정병... 억대 청자 한 곳에 준비
10억원짜리 상감모란문정병... 억대 청자 한 곳에 준비
  • 김철 기자
  • 승인 2009.08.24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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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구입유물 특별전

▲ 청자상감모란문정병
청자축제 기간동안 국보급 청자를 청자박물관에서 접할 수 있다. 강진군에서 올해 구입한 유물을 선보이는 특별전이 열리기 때문이다. 2009 구입유물 특별전의 주제는 '열에서 골라 하나를 얻었네(揀選十取一)'이다.

다소 생소한 주제지만 이규보의 시 청자송의 한 대목에서 뽑아낸 것으로 최고의 청자만을 선택해 전시회를 연다는 뜻이다.

이번 작품전을 통해 총 16점의 고려시대 청자작품이 선보인다. 군에서 구입한 작품들로 이중 가격이 10억원을 넘는 국보급 청자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들의 청자가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청자상감모란문정병과 청자상감매로학접문 사이호이다. 청자상감모란문정병은 고려 13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모란꽃이 몸체 전면에 상감된 정병이다. 정병은 불교에서 부처나 보살에게 바치는 맑은 물을 담는 물병의 하나이다.

이 정병은 일반 물병과는 달리 물을 담는 입수구가 몸체 옆에 있고 물을 따르는 출수구는 가늘고 긴 형태로 위쪽에 위치한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다. 문양도 특이하다.

몸체 전면에 모란꽃가지를 자유롭게 배치한 듯 위치가 획일적이지 않다. 상감하는 과정에서 정병의 아랫부분은 작은 꽃봉오리 형태로 변형시켜 만들었고 출수구의 팔각형으로 각진 곳은 4개면만 교대로 넝쿨무늬를 상감해 여백을 주고 있다. 정병은 목과 몸체일부는 약간 산화되어 갈색을 띄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유약이 잘 녹아 담록색을 띄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외형문양도 대부분 백토상감으로 표현해 화려하지 않고 단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이유로 모란문정병은 구입가격이 1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고려 13세기로 추정되는 청자상감매로학접문 사이호도 높은 가치를 자랑한다. 갈대를 중심무늬로 다른 부수적인 소재를 여백에 배치한 독특한 무늬구성을 나타내고 있다.

갈대를 크게 두 개씩 상감하고 갈대사이의 공간에 가는 줄기에 피어나는 매화꽃을 대각선구도로 잡았다. 나머지는 하늘을 상징하는 나비 여덟마리와 땅을 의미하는 학 네 마리를 배치했다. 이것은 무늬의 소재와 구도, 배치 등이 미리 계획적으로 충분한 구상을 마친후 만들어진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청자퇴화 연국절지문 과형주자는 연꽃과 국화를 그린 참외모양의 주전자이다. 연꽃은 꽃봉오리와 연잎을 그렸고 국화는 꽃송이를 2단으로 선이 경쾌하고 빠르게 그린 것으로 율동적인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손잡이와 출수구가 몸체와 붙어 있는 접합부분에도 백토와 자토로 이중의 꽃모양을 그려 장식하는 아기자기한 맛이 곁들여있다.

▲ 청자퇴화 연국절지문 과형주자
고려말 상감청자가 쇠퇴하면서 분청사기로 변화가는 과정(14세기 말)에 만들어진 청자상감용문매병도 전시되고 있다. 몸체는 둥근 원에 가까운 형태를 이루다가 밑으로 갈수록 급격히 좁아지면서 아름다운 완만한 S자곡선을 만들어냈다. 휘장과 같은 네 개의 무늬를 연이어 상감하고 몸체중심에는 여의주와 용을 생동감 있게 그려 넣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소형 찻잔과 접시 등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고려 12세기에 만들어진 꽃덩쿨무늬 완은 비색의 유약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그릇의 형태와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또 꽃모양접시는 12세기 비색유약이 가장 발달했을 시기에 만들어진 무늬없는 꽃모양접시이다. 비색 유약을 가장 잘타낸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13~14세기 만들어진 국화무늬 용머리 장식 꽃모양 잔은 일반적인 잔과 달리 특별한 용도로 제작된 것으로 손잡이 역할을 하는 용머리의 모습이 당당하고 생동감 있게 표현돼 있다. 여기에 삼관(三官), 지(地)가 새겨진 잔들이 있다. 글씨가 새겨진 잔들은 당시의 시대상이나 종교행사 사용되는 목적으로 이용되곤 했다.
이번 구입청자 특별전은 다음달 24일까지 40여일간의 일정으로 일반인들에게 공개된다.

청자박물관 조은정 학예연구사는 "이번 특별전을 통해 전시되는 작품들은 여러 종류가 다양하고 주로 강진가마터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많다"며 "특히 정병과 사이호 작품은 형태와 문양, 기법 등 모두 최고의 제작기술로 만들어진 걸작품"이라고 설명했다.

▲ 글씨가 새겨진 잔과 소형접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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