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청자식기 어떻게 개발해야 하나
[심층취재] 청자식기 어떻게 개발해야 하나
  • 김철 기자
  • 승인 2009.04.29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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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식기 가볍게 하려면 톤당 5~6만원 추가비용"

▲ 대구 한 개인요에 생활자기가 수북히 전시되어 있다.
수요도 한정, 민간요 도전 쉽지 않아

"물량 지원앞서 연구기술개발 통해 안정적 생산기반 마련해야"

관내 음식점에 청자식기에 대한 지원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7년부터이다. 기존 음식점에 강진을 대표하는 청자식기를 놓도록 해 지역 청자생산업체도 돕고 관광객들에게 강진청자를 알리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 마련된 것이다.
 
처음 군을 통해 지원된 것은 청자주전자였다. 관내 음식점 51개소에 지난 2007년 청자주전자를 제작 배부되면서 본격적인 청자를 이용한 마케팅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모범음식점을 중심으로 총 20개소 청자 개인 찬기세트 지원이 시작됐다.

업소당 지원액은 100만원으로 밥, 국그릇 40개와 찬기 70개, 물컵 30개를 한 세트로 각 음식점에 나눠졌다. 여기에 관내 275개소에 청자찻잔을 50개씩 공급하면서 대부분의 음식점에서는 손쉽게 청자식기를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올해는 횟집 등에 사용하는 청자고기접시를 비롯해 다양한 청자 식기 지원이 예상되고 있어 그 숫자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업체당 사용하는 청자식기의 양에는 한계가 있다. 관내 음식업소들에 따르면 사용률은 20~30%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기존 백자식기에 청자식기를 더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청자식기 보급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청자식기의 보급화에 대한 대책이나 실용화에 대한 대책은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이다.
 
청자를 사용하는 음식점들에서 밝히는 청자의 불편함은 크게 두가지로 나눠진다. 첫번째는 어두운 청자빛이 음식의 색깔을 맛깔나게 하지 못해 사용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과 다른 백자그릇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꺼워 사용이 불편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청자의 어두운 색깔은 각 개인요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생산비용이 부담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관내 개인요들은 청자식기의 색깔을 밝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 사용하는 흙을 바꿔야한다는 것. 현재 사용하는 흙보다 현대적인 소재가 가미된 흙을 사용해야만  좀 더 밝은 색깔의 청자식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자식기의 수요가 한정된 상황에서 톤당 5~6만원의 추가비용을 들이면서 제작하는 개인요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음식점에서 두 번째로 불편함을 밝히는 것은 무겁고 두꺼우면서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강조한다. 식당업소들에 따르면 일반 백자형 식기에 비해 청자식기의 구입비용은 2~3배가 비싸다는 표현을 한다.

처음 군의 지원을 받아 사용하지만 파손되거나 했을 경우 추가 구입에 상당한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반 식기에 비해 무거워 사용이 불편함을 느끼면서 일부 음식점에서 구색맞추기 용으로 청자식기를 사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자식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경제성을 갖춘 청자식기 제작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저렴한 청자식기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개인요업체에서 롤러머신이라는 기계를 이용해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추면 가능해진다. 관내 일부 개인요업체들은 자동화 기계 시설을 갖추고도 정상적인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곳이 많다.
 

▲ 단국대학교 도예연구소가 소재해 있는 청자촌 내 도예문화원 건물. 청자식기개발을 위해서는 도예연구소의 기능이 크게 요구되고 있다.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자동화 기계시설을 가동할 경우 평균 100여만원의 전기요금을 비롯한 전담 인력 인건비를 포함할 경우 업체당 한달 1천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고정적인 판매처없이 무작정 매달 1천여만원의 비용을 들여가면서 자동화 기계시설을 돌리기 힘들기 때문에 대부분 개인업체들은 수작업으로 식기들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업체별로 특성화된 운영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시설을 갖춘 개인업체를 집중육성해 저렴한 청자식기 보급에도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다산요 강기성 대표는 "청자식기의 발전을 위해 개인업체에서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만 생산량에 한계가 있다"며 "예전보다 개인업체들의 형편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껴 사업에 뛰어들기는 힘들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관내 음식점에 대한 지원방향도 집중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정 예산을 정해 매년 3~4개의 식당을 지원하고 지원식당은 전체가 청자식기만을 사용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청자식기만 지원하다보면 전체적으로 조합이 맞지도 않고 보기에도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음식점 신청을 받아 찬기 세트 전체를 시범적으로 지원해 장·단점을 파악해 보면서 평가를 해야할 것이다.
 
청자식기 디자인에 대한 노력도 필요한 실정이다. 식당업체 대표들의 표현에 따르면 청자식기의 문양이나 디자인의 수년째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일반 백자형 찬기의 경우 매년 디자인이 변화하고 형태도 변하고 있지만 청자식기는 답보상태를 계속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개인업체들의 한계성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요들도 디자인연구를 통해 새로운 브랜드 육성을 기획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강진청자를 대표하는 청자박물관과 협력을 맺고 있는 단국대 도예연구소의 역할이 필요한 상태이다. 새로운 디자인과 소재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통해 개인업체들과 상생하는 것이 강진청자를 살리는 길이기 때문이다.

탐진요 김경진 대표는 "청자의 대중화를 위한 청자식기사업은 군, 대학, 개인업체가 하나로 힘을 합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현재 성화대학 등과 디자인 개발을 논의 하고 있어 올해 연말정도면 새로운 청자식기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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