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로에서] 부처님의 마음
[다산로에서] 부처님의 마음
  • 강진신문
  • 승인 2009.04.2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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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무위사 주지>

겨울과 봄의 경계에서 주춤하던 시간을 뒤로 하고 흐드러지게 피어난 온갖 꽃들로 산천을 덮듯 하더니 어느덧 사라지고 파란 싹과 함께 이른여름이 꿈틀대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일러 호시절이라 할 것입니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우리는 다시 한번 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국의 왕자로 태어나서 온갖 호사스러움과 풍족한 조건을 버리고 왜 출가 하셨는가 그로인해 얻은것은 무엇인가, 지 금 현재의 나를 빗대어 봅니다
 
풍족한 조건속에서도 깨달음을 구할 수 없을까, 가만히 우리 삶을 들여다보면 부족함으로 인한 어려움보다는 풍족하여 차고 넘침으로 인해 겪는 괴로움이 더 많은것 같습니다. 보고 들을 수 있는것만을 신뢰하고 보여지는 것에만 치중하는 현실적인 흐름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물질의 크기로 평가하고 겉 껍질의 포장 정도에 따라 판단하고 또 판단 당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 사람속에 가지고 있는 마음이 그 사람이 아니라 그가 가진 물질이 바로 그 사람 위치인 것입니다.
 
행복과 불행의 기준이 물질과 지위에서 비롯된 사람들은 그 조건이 사라지게 되면 그 삶 조차도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러나 마음이 내면에 있는 사람은 물질의 많고 적음에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을 뒤로하고 포장된 껍질을 통해서만 계산하려 하다보니 본연의 진실한 나는 점차 묻혀지는 것입니다.
 
부처님이 오신지 어언 2600여년 입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지금까지도 그분의 진정한 모습을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우리의 삶속에서 다시한번 "自燈明 法燈明"이라 하신 마지막 말씀을 새겨봅니다.

스스로를 비춰보고 올바름을 추구하라는 그 말씀 속에 어떻게 이 삶을 살것인가에 대한 답이 녹아있음을 알게 됩니다.
 
가끔은 겉치레와 물질에 집중되어 있는 나를 떼어놓은 연습을 하여야 합니다. 옳고 그름이 쉽게 뒤 바뀌어 버리고 진실한 내가 누구인지 모르며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향해 가는지도 모르면서 뒤따라가지 못해 허겁지겁 초조 불안해 하는 마음을 잠시 내려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수행의 길이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밖으로 기웃거리는 의식을 붙잡아 높은곳이 아닌 넓고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올바름에 충실하고 자신이 해야하는일에 마음다해 실천하는것이 그것입니다.
 
잠시 잠깐이라도 내면의 나와 대면해 보십시오 진정한 나와 말입니다. 대면하셨다면 그 마음이 바로 부처님입니다.
 
부처님의 자비와 은덕이 시방세계에 비할 곳 없이 넓고 크다 할지라도 모든 중생으로서는 넓고 큰 그 은덕을 받을 수 있는 믿음과 수행이 있어야 합니다. 더욱이 오늘날에 있어서는 부처님 화신의 몸을 볼 수도 없고, 육성의 법문을 들을 수도 없는 현실이기에 우리 불자로서 행해야 할 사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우주의 진리를 활연대오 하신 후 49년 동안 설하신 법문이 여래장경과 팔만장경 속에 결집되어 있습니다. 우리 모든 불자와 유정으로서는 여래장경과 팔만장경의 말씀을 배우고 익혀서 수행하고 실천하여 일체중생을 제도하는 것이 오늘에 주어진 사명인 것입니다.
 
아울러 이와 같은 부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수행을 통해서 부처님의 참 모습이 되는 진신의 법신을 볼 수 있는 진실한 불자가 되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탄생하신 때로부터 보수 79세까지는 석가화현으로 계셨습니다. 하지만 사라쌍수 숲속에서 열반하신 후로부터는 법계로 돌아가셔서 온 우주에 충만하게 법신본체불로 계신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불기 2552년 4월 8일 부처님오신날 봉축불사에 동참하시는 모든 불자님께서는 정법시대 교법을 수행하고 실천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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