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병영 돌담길을 지켜야
[사설1]병영 돌담길을 지켜야
  • 강진신문
  • 승인 2009.04.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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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은 역사적으로 돌담이 아름다운 곳이다. 면소재지에 집중돼 있는 돌담의 길이가 자그마치 1.8㎞이다. 병영의 돌담은 2m정도가 많고 높은 곳은 3m에 이르는 것도 있다.

병영성에 주둔하는 병사들이 가정 집을 넘어다 보는 것을 막기 위해 높게 쌓다고 한다. 돌담은 맑은 날도 아름답지만 비오는날 더 아름답다. 촉촉이 젖은 흙담이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문화재청은 지난 2006년 병영마을 돌담길을 근대 문화재 제264호로 등록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돌담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면소재지 북쪽에 해당되는 하멜기념관 주변 일대다. 하멜기념관을 세우느라 일부 돌담을 헐어냈고 주변에는 주차공간까지 확보했다. 하멜기념관의 모양도 주변 돌담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하멜이 타고 표착한 배 모형을 형상화 했다고 한다. 지금 하멜기념관의 외형은 강진만 어느 해변에 들어서야 할 디자인이다. 전통 돌담을 허물고 외국인의 기념관을 짓는 곳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근대문화재의 개념이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지금까지 행태로 봐서 돌담을 훼손해도 법적인 제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자치단체나 개인이 개발하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는 양상이다.

그래서 중요한게 병영주민들의 마음이다. 주민들 사이에 돌담을 지역의 자산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서야 돌담의 훼손을 막을 수 있다. 병영 돌담이 지금 당장은 볼거리로서 기능을 하지만 머지 않아 경제적 가치도 창출하는 병영의 재산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려면 돌담의 원형을 유지해야 한다.

원형을 보존해야 문화재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병영에서 돌담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임이라도 만들어서 돌담을 보존하고 활용할 방법을 찾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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