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군수와 국회의원
[사설1]군수와 국회의원
  • 강진신문
  • 승인 2009.03.1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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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가 출범한지 1년이 다되고 있다. 그런데 너무 조용하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는 매일같이 떠들썩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지역구는 액체 크림이 들어간 커피 한 잔이다. 부드럽고 어찌 보면 감미롭기까지 해 보인다. 그러나 이것을 평화로 보는 사람도 화해로 보는 사람도 없다.

국회의원측과 자치단체측은 지난 1년 동안 지역현안 논의를 위해 공식적인 모임을 한차례도 갖지 않았다. 국회의원측이 자치단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과 자치단체가 국회의원측을 위해 할 일이 있을 것 같은데 양쪽 다 그것을 외면하고 있다.

내용도 그렇지만 형식도 중요하다. 자치단체와 국회의원측이 무릎을 맞대고 지역현안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하는 모습은 주민들의 정치의식을 높이는 일이다. 또 그렇게 해야 한다. 선거때만 되면 표를 달라고 호소하면서 선거후에 그 정도의 정치행위도 보여주지 않은 것은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를 저버리는 것이다. 

요즘 강진의 국회의원과 군수가 하는 일을 살펴보자. 국회의원은 농촌문제와는 아주 멀어보이는 국회법사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한나라당의 '악법제정'을 막는데 수문장 역을 하고 있다. 군수는 전국시장군수청장협의회 정당공천폐지 특위위원장을 맡아 '정당공천은 정말 나쁜 제도이므로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전국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두 사람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해 보인다. 맡고 있는 일들이 어느 국회의원이나, 어떤 군수나 하고 싶다고 해서 모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주민들의 생활과는 아주 먼 일이다. 악법제정반대와 공천반대투쟁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일지 모르지만 강진에서는 중요한 현안이 아니다는 뜻이다.

악법제정반대에 동의하는 주민들도 "왜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이 법사위원장을 맡아 활동할까"하는 의견을 내는 것이나, 공천반대투쟁에 동의한 주민들이 "왜 우리군수가 전국위원장 일까지 해야하나"하는 말을 하는 것도 모두 같은 맥락이다.     

주민들 입장에서 국회의원에 바라는게 있고 군수에게 바라는게 있다. 국가적으로 아무리 좋은 일을 한들 주민들의 마음이 허전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주민들은 요즘 정치적으로 외롭다. 군수와 국회의원이 그 공허함을 채워주어야 한다. 그 공허함을 채워주려면 우선 두 사람이 지역발전을 위해 무릎을 맞대는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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