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쉽게 찾아오는 집이 됐죠"
"누구나 쉽게 찾아오는 집이 됐죠"
  • 장정안 기자
  • 승인 2009.03.19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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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읍 최태홍 씨, 성전 오산마을 박태동 씨 이색 집알리기


'문패 하나로 나도 알리고 집도 쉽게 설명할 수 있어 편해요'

강진읍 서산리에 위치한 북초등학교로 가는 길목에는 1m정도 높이의 나무 문패가 걸려 있는 집을 발견할 수 있다. 높이 1m에 넓이 약 30㎝정도 크기의 나무 문패에는 '최태홍'이라는 이름 석자가 커다랗게 적혀져 멀리서도 누가 살고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최씨의 집에 커다란 문패가 걸리게 된 것은 약 5개월 전으로 목수가 직업인 최씨는 향나무를 주워 고민하다가 직접 나무판에 니스를 칠하고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고 대문 밖으로 내걸었다.

대형 명패가 대문에 걸리고 나서 당뇨 합병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내가 편해졌다. 전에는 명패가 따로 없는 탓에 택배나 우편 배달하는 사람들이 집을 못찾아 전화를 하거나 밖으로 나와 달라는 부탁에 몸이 불편한 아내가 직접 나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으나 문패가 달린 다음부터는 그런 불편이 없어졌다. 또 사람들에게 이름도 널리 알릴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최씨의 설명이다.

성전면 오산마을로 가면 흰색 페인트로 커다랗게 '878'이라는 숫자와 밑에 왼쪽을 가리키는 화살표가 그려져 있다. 화살표를 따라 들어가면 성전면 명산리 878번지에 사는 박태동(66)씨의 집이 나온다. 박씨는 지난해 4월말 성전으로 이사를 왔다. 박씨가 처음 명산마을로 이사를 와서 불편했던 것은 택배나 음식배달 때 집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설명해도 사람들이 집을 단번에 찾아오는 경우가 드물어 집에서 50m정도 떨어진 오산마을 쉼터까지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에 박씨는 집으로 들어오는 담벼락에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도록 번지수를 써놓고 화살표를 그려넣은게 시초가 됐다. 번지수를 써놓은 다음부터는 택배나 음식배달원들이 쉽게 집을 찾아와 예전의 불편은 사라졌다.

최씨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는데 나는 명패하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며 "앞으로 명패에 아내 이름도 새겨 넣어 같이 오래토록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강진현대택배 임영택 사장님의 제보로 취재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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