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응원해준 아내에게 감사"
"묵묵히 응원해준 아내에게 감사"
  • 장정안 기자
  • 승인 2009.02.18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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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세에 생명과학고 졸업한 임윤식씨
▲ 지난 12일 생명과학고를 졸업한 임윤식 씨가 졸업장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관내의 40대 가장이 20여년 만에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고 만학의 꿈을 이뤘다.

지난 12일 전남생명과학고 졸업식에는 여느 학생들과는 다르게 나이가 지긋한 모습의 한 중년의 남자가 졸업생 대열에 끼어 있었다. 20여년만에 고등학교 졸업을 하는 임윤식(41·강진읍 교촌리)씨가 그 주인공이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공부를 하지 못했던 것이 임씨에게는 마음에 짐이었다. 또 어렸을 때부터 조경에 관심이 많아 조경을 배워보고 싶었지만 한집의 가장으로 다른 곳에 눈을 돌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러던 중에 생명과학고 주사로 재직 중인 유재우씨가 임씨에게 생명과학고 입학을 권유했다. 이어 유주사는 허정섭 교장에게 직접 임씨의 진학을 부탁해 임씨가 20여년만에 다시 교정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왔다.

여러사람들의 도움으로 늦게나마 학교에 들어간 임씨는 오래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조경을 배우기로 했다. 3년 동안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조경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또 2009학년도 수능시험에 응시해 목포대 조경학과에 합격했다.

하지만 임씨의 학교생활이 녹록지만은 않았다. 무작정 꿈을 쫓아 도전은 했지만 평일에는 학교생활, 주말에는 생업을 반복해야 하는 생활은 40대의 임씨에게는 쉽지만은 않았다.

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큰딸을 비롯해 임씨를 대신해 자녀들 양육을 맡아온 아내에게도 금전적으로 큰 도움을 주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그럴 때마다 항상 묵묵히 임씨를 믿고 뒷바라지를 해준 아내 강순희(41)씨와 아버지의 큰 도움 없이도 공부를 잘해 온 자녀들이 큰 힘이 됐다.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끝에 임씨는 학교 조경분야에서 연구생으로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모범적으로 학교생활을 마칠 수 있었다. 임씨는 대학에서 조경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운 뒤 자신의 농장을 가지는 게 목표이다.

이에 임씨는 군동면 금사리에 자그마한 수목원을 조성하고 있다. 졸업장을 든 임씨는"넉넉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나의 빈자리를 채우며 묵묵히 응원해준 아내에게 가장 고맙고 미안하다"며 "대학도 합격했지만 그동안 고생해온 가족들을 위해 1년은 휴학하고 가장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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