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도에 신형 경운기 한대가 59만8천800원
75년도에 신형 경운기 한대가 59만8천800원
  • 김철 기자
  • 승인 2009.02.11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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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영농일지 기록한 김영선씨

-낡은 노트에 40년 농사역사가 줄줄이


'73년도에 석유 한드럼(200ℓ) 1만6천원, 75년도에 신형 경운기 한대 59만8천800원'

작천면 하평마을에서 생활하는 김영선(62)이장의 낡은 3권의 노트에는 지난 40여년간의 영농일지가 빼곡하게 적혀있다.

김 이장이 영농일지를 처음 적기 시작한 것은 지난 73년부터. 해병 군복무를 마치고 목포에서 쌀유통 등 장사를 시작했던 김 이장은 72년도 고향으로 돌아와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게 된다. 당시 부모님의 논 5천940㎡(1천800평) 농사를 시작하면서 중고 경운기를 하나 구입하게 됐다.

이때부터 김 이장은 노트에 경운기 작업일지, 경운기 부속일지, 경운기 연료일지를 별도 항목으로 만들어 기입하기 시작했다.

경운기를 사용하면서 외상으로 연료를 넣거나 다른 논에 작업을 해줬을 때 임대료를 받는 것을 꼼꼼하게 기재해 놓았다. 연말에는 모든 항목을 다시 검토해 연간 사용되는 기계사용비용을 산출하고 내년 농사계획을 세우게 됐다.

경운기 작업일지만 기록하던 김 이장은 77년부터 벼농사와 시범작목으로 재배를 시작한 딸기재배에 대해 영농일지도 기록하기 시작했다. 벼농사 영농일지에는 '4월23일, 5명의 인원으로 보온못자리를 설치했고 싹이 고르지 못했다.

5월18일, 농약(다이안지논 입제)3㎏ 사용 기온 26도' 등 당시 영농상태를 정확하게 적어놓고 있다. 또 딸기재배에 대한 영농일지에는 '10월20일 딸기묘이식 3천500주, 주당 30원. 5월5일 딸기 ㎏당 200원 판매'라고 매년 작황과 판매가격까지 기록했다.

김 이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농민신문에 나오는 주간 농산물 시세나 농약가격 등을 오려붙여 다음해 영농자재 구입에 이용하기 시작했다.

40여년전 5천940㎡면적에 시작됐던 논면적이 이제 임대논을 포함해 5만2천800㎡(1만6천평)으로 10배에 가깝게 늘어났다. 하지만 김 이장의 낡은 노트에는 아직도 지난해 영농일지가 적혀있다.

임대논이 늘어나면서 농기계 사용이 늘어나면서 기입해야할 항목이 크게 늘어나 김 이장의 영농일지가 다시 한번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다.

김 이장은 "장사를 하면서 시작된 필기하는 습관이 30년 넘게 영농일지를 작성하는 계기가 됐다"며 "매년 영농일지는 계속 쓸 것이고 특히 올해는 컴퓨터로 작업을 해서 기록을 남겨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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