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로에서]시름에 젖은 농촌
[다산로에서]시름에 젖은 농촌
  • 강진신문
  • 승인 2008.11.2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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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문<귀농인·칠량면 한림>

전 세계가 돈 때문에 난리다. 미국사람이 기침하면 우리나라 사람은 감기가 든다는데 요즘 미국발 금융대란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이 우리나라에까지 불똥이 튀어 실물경제가 먹구름이 드리우고, 회사 사무실이나 외식업체 시장 할 것 없이 도산되거나 문을 닫고, 외국에 유학 간 학생들이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떨어지니 유학비용 때문에 다시 짐을 싸야 하는 실정이며 대기업들도 몸을 사려 사업체를 줄인다는 신문 보도나 뉴스를 연일 접하면서 나라 살림이 IMF때 이전으로 돌아가듯 날로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마치 세계는 돈을 빌려준 나라와 빌려 쓴 나라가 서로 버티며 시끄럽다. 우리나라도 그 중간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운명도 예외는 아니지만 이 위기를 극복하려고 노력중이다.

금융 위기의 첫째 요건은 우선 그 나라 서민들이나 농민이 잘 살아가야 하는 것이 급선무이고 또 중소기업 육성이 시급한 과제다. 이런 어수선한 와중에 정치판을 보면 농민들이 피땀으로 허리가 휘어지도록 일해 이것저것 다 떼고 나도 남는 게 없는 판에 농사도 짓지 않는 공직자나 위정자들이 쌀값 직불금까지 불법으로 수령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성난 농심의 근본적 해결책으로는 농지법을 빨리 개정 해법을 찾아야 마땅하다. 그동안 축적한 부당 수령자는 응당 열곱절 이상 추징시켜 그 돈은 빈곤층이나 농가에 다시 배분 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우리나라가 OECD 통계발표자료 수치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 빈곤층이 45%나 되어 세계에서 제일 높다고 한다. 또 농민들이 도시인에 비해 못사는 비율이 GNP 평균 5,000불도 안된다는 비참한 현실 하나로도 입증시켜주고 있다.

지금 세계가 금융 폭풍우가 지나고 있는 현실에 우리나라 경제 현실이 하루빨리 거품을 빼고 국민 모두가 검소하게 살아가야 할때가 아닐까 싶다.

비록 금년이 풍작이라 하지만 들판에 곡식을 걷은 뒤 썰렁한 허허벌판 논둑마냥 농민의 가슴은 검게 멍들어가고 있다.

그 농심의 걱정은 곡물비료, 사료, 시설원예, 농기계 농지임대료, 기름값, 이자 등등 해결해야할 것들이 산더미 같은데 손에 남는 걸 다 털고 나면 빚뿐이고 다시 빚을 내야하는 서글픈 한숨이 이 겨울 농심을 더 춥게 만든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농민의 입장에서 농업정책을 농민들이 요구하는 경영압박의 여건을 풀어서 만들어주고 원자재 값 상승분의 일부라도 재정적 부담으로 조속히 마련, 농촌 부채탕감 대책이 우선 되어야 한다.

또 생산유통판매도 정당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구조개선을 해서 농민이 생산하는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유통회사 육성도 시급하다. 이제 우리사회가 낭만이 사라져가고 거짓과 허영과 낭비가 춤추고 인간의 기본적인 뿌리마저 흔들려 살아가기가 급급한 풍토에서 이웃을 찾아볼 수 있고 눈물이 있으며 정이 넘치는 우리사회가 다시 찾아와야 할 때다.

내가 어느 날 서울에 출장을 가서 을지로 지하철 밤거리를 지나다보니 갈 곳 없는 노숙자들이 한쪽 길바닥에 신문지나 박스를 펴 깔고 지치고 술에 쩔어서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도 사람들은 본체만체 스쳐만 가고 있었다.

한 마리 양같이 살다 가고픈 서민들의 양심들이 이젠 자신을 잃고 막가파 세상 인심마냥 변해버리고 있다.

이제 우리는 또 누굴 믿고 의지하며 정을 느끼면서 살아가야 할까? 끝없이 추락하는 사회 현실에 정녕 우리 농민의 살 곳이 과연 어디란 말인가? 농촌이 잘 살아가야 도시가 설 텐데 언제쯤 농민들의 허리가 펴지는 날이 올까? 하루가 시름에 젖어 슬프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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