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강진 쌀 전달 개성 방문기
사랑의 강진 쌀 전달 개성 방문기
  • 강진신문
  • 승인 2008.11.2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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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단상] - 김종열<강진군청 경제발전팀장>
사랑의 강진 쌀 전달 일원으로 11월 10일부터 2일간 일정으로 개성을 방문하였다.
 
지난 6월부터 종교단체와 사회단체에서 북한 주민을 위해 군민을 대상으로 모금한 쌀 40톤(20㎏ 2,000포)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사랑의 강진 쌀 전달 지역은 개성이었다.
 
개성은 고려의 옛 도읍지로서 500년간 왕실의 영화를 누렸던 곳이다.

고려왕실에서 운영하는 관요가 우리지역 강진 대구면에 있었고 관요에서 생산된 청자를 왕실에 납품하기 위해 2천리 바닷길을 오가며 강진의 수많은 도공과 선인들이 개성 길 육로와 바다에서 유명을 달리 했던 것이다.

굳이 쌀을 개성에 보내는 것에 대한 이유라면 이런 인연이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사실 다른 일행들과는 달리 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개성 방문길에 올랐다. 고려청자 운송 뱃길재현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북한 관련자를 만나야 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다른 통로를 통해 뱃길재현에 대한 제안을 북한에 전달해 왔지만 직접 북한 관계자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차를 타고 가면서도 머릿속은 내내 무거운 상념들로 차 있었다.
 
개성을 향해 출발한 우리 일행은 6시간 반을 달려 경의선 도로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했다. 북한 입경절차를 마치고 개성공단 경내로 들어섰다.

개성공단은 남한의 어느 공단지구와 다를 바 없이 크고 작은 공장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고 건축 중인 공장들도 상당 수 있었다. 다음 날 숙박했던 개성 공단 내 송악프라자를 떠나 오전 11시에 개성시 봉동역에 도착했다.
 
개성 봉동역은 역사도 없는 하역장에 불과했다. 우리 일행은 20~30여명의 봉동리 주민들과 합세하여 쌀과 연탄나눔에서 준비한 연탄 5만장을 40여 분에 걸쳐 모두 하역했다. 일행들도 직접 쌀을 전달했다는 뿌듯함으로 기분 좋은 모습들이었다.
 
일행들이 쌀과 연탄을 하역하는 동안 북한 관계자 2명과 만나 청자운송뱃길재현사업을 추진하는 제안을 상세히 설명했다.

설명에 대한 반응은 없었지만 열심히 메모하며 진지하게 들어 주었다. 그리고는 상부에 보고하고 결과는 차후에 알려주겠다고 했다.

뱃길재현사업과 관련한 논의는 개성시내 영통식당의 오찬시간 까지 이어졌다. 역사 문화적으로 큰 가치가 있기에 꼭 성사되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온 힘을 다했다.
 
쌀 전달을 마친 우리 일행들의 오후는 개성 관광으로 진행되었다. 숭양서원과 선죽교를 거쳐 고려박물관으로 갔다. 1988년부터 고려시대의 유물을 한데모아 전시하면서 고려 박물관으로 활용된다고 했다.
 
전시관에는 세계최초의 금속활자와 다양한 고려청자등 1,000여 점의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전시 케이스가 조잡하고 노후 되어 북한의 어려운 실상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특히 관심 있게 보았던 것은 매병, 주병등 낯익은 청자유물들이 상당수 전시되어 있었고 기념품 판매장에서도 개성 도자공장에서 생산되었다는 청자들이 판매되고 있어 고려시대문화를 대표했던 청자문화의 명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귀향길 버스 안에서는 육로를 통한 개성공단 방문을 제한, 차단하고 남북적십자 직통전화를 단절 시켰다는 뉴스가 보도되고 있었다. 북한의 실상을 보고 돌아오면서 듣는 뉴스라 그런지 왠지 씁쓸하고 묘한 기분이었다.
 
국가든 민간이든 남북교류가 지금보다 훨씬 활성화되어 남북공동번영과 민주평화통일이 속히 이루어지기를 마음으로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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