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문제, 강진향토사 연구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독도문제, 강진향토사 연구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 강진신문
  • 승인 2008.10.01 08: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윤배<이학박사.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연구원. 도암만덕리 출신>

최근 독도를 일본영토로 기술한 일본의 중고등학교 교과서 해설서를 두고서 다시금 독도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비록 우리정부에서는 독도연구소 설치 등 나름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자면 갈 길이 멀다.

몇몇 학자들 중심으로 일본의 주장을 반박하는 연구를 발표하고 있지만, 설득력을 가진 심층적인 연구는 드물며 기존의 연구결과를 재해석하는 수준임이 학계의 솔직한 자기고백이다.

현실적으로 정치군사적 혹은 국제법적 방식으로 독도문제를 해결하기가 지극히 어렵기에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논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 적극적인 홍보가 요구된다.

현재 한일간의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 중의 하나가 독도의 명칭에 대한 부분이다. 독도가 현재처럼 ‘독도’라고 처음 기록에서 나타난 것은 1904년 일본 군함 신고호의 항해일지로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1899년 ‘황성신문’ 기록 등 바로 몇 해 전까지도 독도는 ‘우산도’로 기록되었다. 학계에서는 왜 우산도라 불렸던 독도가 갑자기 ‘독도’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는가에 대해 구체적인 해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일본은 한국의 논점을 비판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우리 학계에서는 1882년 울릉도 검찰사 이규원의 보고서에 등장하는 울릉도 인구 141명 중 115명 (82%)가 전라도 출신임을 근거로 두고서 돌을 ‘독’이라고 부른 전라도 방언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연구하고 있으나, 우산도에서 독도로의 명칭변경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독도명칭연구와 관련하여 강진-울릉,독도 등 지역간 교류사 연구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가 울릉도를 사람이 살지 않는 섬으로 만들었던(공도정책) 1800년대초의 기록인 다산선생의 ‘탐진어가’에 강진에서 울릉도로의 항해가 추정되는 기록은(治帆東向鬱陵行;돛을 달고 동으로 울릉도를 간다네) 그래서 흥미롭다.

강진에서 울릉도까지의 항해거리는 약 560km로 3노트로 향해하면 약 4일이 걸린다. 표층해류를 따져보아도 강진에서는 제주해협을 거쳐 대한해협으로 향하는 제주난류 등 난류와 대한해협을 거쳐 동해안을 따라 북상하다가 울릉도 혹은 독도로 사행하는 동한난류 등의 영향으로 울릉도, 독도로 향해하기가 수월하다.

인공위성에서 측정한 표층 수온분포는 대한해협에서 바로 독도로 흐르는 흐름을 또한 예측하게 한다. 전라권의 울릉도 항해와 표층해류 패턴은 1700년대 이전 지도에 등장하는 독도의 위치가 왜 울릉도의 왼편에 표기하였는가에 대한 의문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강릉, 후포 등 동해안권에서 독도에 가면 울릉도가 먼저 등장하지만 전라권에서 항해하면 해류의 패턴과 독도가 울릉도보다 약23km 남쪽에 위치함을 고려할 때, 울릉도보다 독도에 먼저 도달하는 인식 때문에 독도가 울릉도보다 연안쪽에 기록되었다는 개연성을 품어봄직 하다. 당시의 지도는 정확한 측량의 결과라기보다는 지리적 인식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왜 독도의 명칭이 우산도에서 석도(石島)로 혹은 독도로 변경되었나 하는 연구는 울릉도를 비롯한 동해안권 연구만으로는 답을 찾기가 힘들다. 1882년 이규원의 보고서에서 말해 주듯이 강진향토사 등 지역향토사를 바탕으로 한 지역간 교류사의 심층적인 연구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거기에는 인문학적 시각뿐만 아니라 자연과학 등 분야를 뛰어넘는 통합된 시각이 또한 요구된다.

강진향토사 연구의 의미가 다만 강진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의 영토문제 해결에 직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일간의 독도문제가 첨예해지고 객관적인 논거와 구체적인 자료로 국제사회 홍보가 절실한 오늘, 다산선생님이 일찍이 강조하신 ‘기록하기를 좋아하라’는 말씀이 새삼 무겁게 다가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