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하멜을 다시 만나는 즐거움
[특별기고]하멜을 다시 만나는 즐거움
  • 강진신문
  • 승인 2008.07.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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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바다<고대항해탐험연구소장·바다박물관장>

올해는 1653년 8월16일 네덜란드 하멜 일행들이 타고 있던 동인도회사 소속 스페르웨르호가 제주해안에서 태풍을 만나 난파된지 355년이 되는 해이다.

이 배에는 선원64명이 타고 있었고 28명이 사망하고 36명이 살아 남았다

이들 생존자들은 제주에서 10개월 억류생활을 시작으로 서울, 강진, 여수, 남원 순천 등지에 13년 억류생활을 하는 동안 21명이 안타깝게 또 목숨을 잃었다.

여러 유배지에서 모두 49명이 숨졌다. 폴얀세 코올은 서울로 압송되어 가는 도중 난파 당시 심한 부상으로 영암에서 끝내 숨져 갔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서 하멜 일행들을 13년동안 이 땅에 억류해 놓고 목숨까지 잃게한 조선의 조치에 대하여 한번 되돌아 보아야 할 때이다.

하멜은 한국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기록하여 소속한 동인도회사에 보고서 형식으로 제출한 '표류기'가 그 당시 불란서, 독일, 영국등 이웃 여러나라에서 번역 출판되어 유럽 전역으로 소개되어 선풍적인 인기속에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가 된 고전 가운데 하나이다.

이로써 하멜은 미지의 한국을 서방세계에 최초로 알린 역사적인 인물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에 비하면 우리는 이들에게 소홀함을 감출수 없다.

늦었지만 하멜 일행들의 꼬레아에서 숨져간 동료들의 가슴 아픈 일들을 이제라도 달래줄 때이다. 이들을 위로하고 추모비라도 세워서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따뜻하게 끌어 안아야 한다.

아무 지은 죄도 없는 파란눈의 청년들을 붙잡아 놓고 그들의 부모형제가 있는 고향으로 돌려 보내지 못한 선조들을 대신해서라도 이들을 향해 따뜻한 우정의 손길을 잡아 주어야 한다.

우리 동포가 이역만리에서 어떤 이유에서 죽어 갔더라도 우리 모두가 함께 울어 주었듯이 이들에게도 함께 껴안아 울어 줄수 있는 세계인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산자든 죽은자든 누구나 목숨은 고귀하다.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화해의 두손을 잡아 줄 때가 왔다. 지구촌이 하나되어 다문화시대에 살고 있다.

한국인이 진정 세계인이고 지구촌 가족이라면 네덜란드와 하멜 동료들에게 한국인의 따뜻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지금부터라도 보여야 할 때이다.

하멜 일행들이 제주에서 완도-해남-영암-나주-서울-강진 남원-순천-여수로 걸어간 유배길은 직선 거리로만도 장장 3천리(1200Km)가 넘는다. 어찌 이들이 이길만 걸었겠는가.

이들이 걸었던 고통과 수난의 길은 분명 우리가 다 함께 끌어 안고 걸어갈 우정의 길이다.

이것은 한국과 네덜란드 양국의 우의는 물론 세계를 향한 한국인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것이다.

우리와는 많은 인연들을 가지고 있다. 1907년 이준(李儁)열사가 헤이그에서 독립만세를 부르다 순국하여 그 열사의 무덤은 헤이그 교외에 묻혀 있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어낸 히딩크 축구감독도 인연을 맺고 있다.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선수가 유럽에서 대한민국의 명예를 안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그들이 우리 선수들을 응원 하듯 올해는 하멜과 그의 숨진 동료들을 우리의 형제처럼 끌어 안는 관심과 애정을 보일때라고 본다

우리들의 명예가 소중하듯이 이들의 명예도 소중하다. 세계 일류국가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하멜 일행들의 명예를 회복 시켜 주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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