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공적대의와 사적 행복 사이에 길>을 내주세요
[기고]<공적대의와 사적 행복 사이에 길>을 내주세요
  • 강진신문
  • 승인 2008.07.11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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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환<작천지역아동센터>

-꿈이 많으신 군수님께-

꿈이 삶을 갉아먹는 이즈음입니다. <꿈>은 <현실>의 삶에 추동력을 주어야만 그 가치가 빛을 낼 터인데 그것의 연결고리가 끊어져 있는 날들입니다.

이런 마음에서인지 어느 자동차 공업사 쉼터에서 읽은 군수님의 칼럼(<임도 보고 뽕도 따는 스포츠 마케팅>, 6/27, 강진신문.)은 꿈의 블루스입니다.

꿈이 많은 군수님! 스포츠 마케팅의 경제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여, 그것의 성장가능성을 <지금보다 3배까지>의 규모로 주장하는 말은 꿈이지요.

열악한 지역경제의 회생의 방향타로써 그 가치를 긍정하여 말하는 것입니다. 부디 <임도 보고 뽕도 따는> 꿈의 마케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지역사회의 활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데 군수님의 <임도 보고 뽕도 따는> 마케팅의 전술은 부분적으로 오류가 있는듯 합니다.

꿈이 많은 군수님! 스포츠마케팅의 구조적 요소가 경쟁력을 구축하지 못한 마당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3차 시설이 월등하다면 승부는 거기서 갈린다>는 주장은 꿈이 많은 군수님답다는 생각입니다.

<친절>한 주민들의 배려를 못 잊어 맨땅에서도 선수들은 축구를 할 것이라는 발상을 한다는 것이지요.

오히려, 군수님의 표현을 빌리어 말하면, 3차시설이 아무리 훌륭하다할지라도 1. 2차 시설이 열악하면 두 번 다시 강진을 찾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방문 목적은 특정 <훈련>이나 <경기>를 위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군수님의 제안은 3차시설이 스포츠마케팅의 극대화를 위한 충분조건이라는 의미로 수정되어야 합니다.

꿈이 많은 군수님! 개인이 자신의 일상적 삶과 어떤 상관성을 느끼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행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까요? 태반이 농업인인 우리 군의 주민들에게 스포츠행사는 어떤 의미를 주고 있을까요? <안정환, 이운재, 박주영>을 만나는 것이 우리들 삶의 질적 상승을 담보하는 것일까요? 혹여 군수님은 주민들에게 경기장 의자에 앉아 경기를 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건강한 움직임에서 삶의 활력소를 자위하라는 뜻은 아니겠지요?

<남도답사일번지>라고 소문을 내고 그렇게 그렇게 문화유적을 상품화하는 데에 열심인 우리들이었는데, 어느새 우리는 이제 <스포츠행사일번지>라고 입소문을 내고 거기에 맞는 교양을 갖추어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결국 <동원>은 여기서부터 시작되고, 이로 인해 스포츠 행사는 주민들에게 현실적 규정력을 이미 상실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들만의 리그>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군수님은 이제부터라도 스포츠 행사와 주민의 일상적인 삶과의 합리적인 연계를 고민해야할 때입니다.

꿈이 많은 군수님! 우리들 삶의 물적토대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지요.

그러나 이것이 <매년 200만 원 정도 세금>, <연 1000억 원의 경제효과>, <3배까지의 규모가 성장할 것>이라는 식의 경제적 지표나 수치에 매달리는 행태라면 또한 문제입니다.

무엇보다도 스포츠 마케팅의 정책이 과연 강진이라는 지역성과 얼마나 소통되고 있는지 의문하는 것입니다.

돈벌이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가요? 특정 사업이나 정책에 지역의 문화적 가치가 베어 있어, 그것이 만들어 내는 풍경이 낯설지 않고 우리들 삶의 시선이 풍요로워졌으면 합니다.

꿈이 많은 군수님! <공적 대의와 사적 행복 사이에 길>을 만들어 주세요. 그래서 <아침 신문 사회면을 보며 치솟는 부동산값에 분개하고, 문화면에서 읽는 황토집이나 통나무집 짓는 이의 삶을 몽롱한 향수감정으로 소비하는> 삶의 소외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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