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고금대교 개통 그 후 1년...
[기획특집]고금대교 개통 그 후 1년...
  • 주희춘 기자
  • 승인 2008.07.04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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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 '함박웃음', 마량 '변신중', 고금 '생각보다 덜하네'

▲ 고금대교위로 차량들이 시원스럽게 지나고 있다.
매일 새벽 4시 30분이되면 광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강진행 첫 직행버스가 출발한다. 이 직행버스의 종착역은 완도군 약산면 당목항. 성전과 강진읍, 마량을 거쳐 고금대교를 통과하고 이어서 고금면소재지에 들려서 곧바로 약산대교를 지나 동쪽의 끝 당목항에 도착한다. 직행버스가 당목항에 도착하는 시간은 아침 7시 30분.

이 시간이 되면 당목항에는 인근 금일이나 백일도로 들어가는 철선이 미리 대기 하고 있다. 광주에서 출발한 손님들이 바로 섬으로 들어갈 수 있는 노선이 마련돼 있다.

지난해 6월 29일 고금대교가 개통된 후 이처럼 마량까지 오던 직행 노선은 당목항까지 뻗쳤다. 약산면의 한 주민은 "다리가 들어선 후 고금도와 약산에 빨간 직행버스가 들어온게 가장 큰 변화라면 변화"라고 말했다.

■고금도의 변화
고금대교가 개통되면서 섬 주민들의 생활은 획기적으로 변화했다. 30일 오후 고금면 교송리버스 승강장에서 만난 배도현(68)씨는 고금면소재지로 농협일을 보러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고금일대에는 강진교통 소속의 군내버스가 하루 11차례 왕복 운행하면서 사람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관공서 일은 불가피하게 면소재지로 가지만 다른 일은 대부분 다리 건너 강진으로 가지라우"

시장도 예전에는 철선을 타고 마량장을 다녔지만 이제는 곧장 강진읍장을 이용할 때가 많고 무엇보다 강진의 병원을 이용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했다.

1년 만에 찾아간 고금면소재지도 많이 변해 있었다. 약산으로 갈라지는 소재지 인근 삼거리는 화분이 예쁘게 장식돼 있었다. 터미널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주민들은 "면소재지에 24시간 편의점이 다 생겼다"고 했다.

다리가 들어선 후 24시간 차들이 왕래하면서 자연스럽게 24시간 편의점이 들어섰다고 했다.

그러나 고금면의 경우 다리 덕을 크게 보지 못하고 있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고금대교 끝에서 '김흥기건어물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주민은 마수걸이를 하지 못할 때도 많다고 했다.

주변에 주차할 공간이 없기 때문에 관광차가 쒹쒹 지나가버린다는 것이다.  이 주민은 예전에 마량과 고금도간에 철선이 왕복할 때도 당시 가교선착장에서 건어물을 팔았다. 그때가 좋았다고 했다.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이것저것 구경하고 조금씩 사줬능께요.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십분의 일도 못벌어요"

다리가 들어서 육지와 연결되면 땅값이 조금 오를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것도 아니었다.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논은 평당 2만원에서 2만5천원에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고금면은 나름대로 차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식당이 비좁아 관광객이 되돌아가는 것을 막기위해 대형식당을 세울 움직임이 있고, 특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대형매장도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올해 5억원의 예산이 확보돼 고금대교 남쪽 언덕에 마량항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를 가을에 착공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대형 주차장도 들어선다.

박명규 고금면장은 "교통망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주민들의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지역경제에 파급효과를 주는데는 아직 효과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차원에서 계획을 세워 고금대교가 고금지역의 발전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차분하게 사업을 준비중이다"고 말했다.

고금지역발전협의회장이면서 군의원인 김부응 회장은 "고금면 소재지에 먹거리장터가 생기면 지역소득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정관리하는 약산주민들
고금도 사람들은 다리덕분에 약산사람들만 좋아졌다고 농담을 한다. 다리가 들어선 이후 약산면에 혜택이 많았다는 뜻이다.

1999년 약산도와 고금도를 연결하는 약산대교가 건립됐으나 여전히 섬 지역을 면치 못해 오다가 고금대교가 들어서면서 덩달아 육지가 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우선 당목항이 크게 활성화 되고 있다. 당목항 건너 생일면과 금일면 주민들이 육지로 나가는 큰 길목은 장흥 회진이나 고흥 녹동이었다. 또 마량으로 나오려면 한시간 10여분 동안 철선을 타야 했다. 그러나 고금대교가 들어서면서 약산면이 주 통로가 됐다.

금일면에서 당목항까지는 20분이면 사람들이 건너온다. 당목항과 금일면을 연결해주는 철선이 하루 25회 운행되고 있다. 인근 가사리 해수욕장에는 지난해 여름 피서객을 실은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연평균 1만명이던 관광객이 지난해의 경우 3만7천명이 찾았다.

서현종 약산면장은 "당목항을 이용해 강진과 광주로 향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머지 않아 당목항이 어떤 형태로든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량면의 변화
다리가 개통되기전 적잖은 사람들이 걱정한 것은 마량이 잠시 스쳐가는 곳이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섬쪽으로 다리가 연결됐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금도나 약산도로 들어가 식사를 해결하지 않을까하는 우려였다. 다리가 개통된후 1년, 마량의 상가들이 고금대교 혜택을 입고 있는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그 결과가 명확해 보이지는 않는다. 

우선 주말을 중심으로 관광객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마량상가들이 고금도나 약산도에 관광객들을 빼앗기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고금이나 약산에 단체 관광객들이 음식을 해결할 만한 곳이 마련되지 않아 섬으로 들어간 관광객들도 다시 마량쪽으로 나오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이들이 마량으로 나와서 실제 소비를 하고 있는지를 분석할 때 아직까지 주민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분석도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일부 상인들은 "다리가 개통되기 전보다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최근에 횟값을 내려서 그나마 사람들이 다시 늘어난 편이다.

하루 평균 100만원의 매출은 올려야 하지만 50만원 선이 전부다"고 한숨지었다. 다른 한 상인은 "주말이면 관광객들이 많이 오지만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회를 먹고가고 단체손님들은 먹을 물도 차에 싣고 온다"고 말했다. 

예전에 마량장의 큰 고객들이었던 고금, 약산주민들이 버스를 타고 강진읍장을 많이 이용하게 되면서 마량5일장이 크게 위축된 모습도 보인다. 시장주변의 한 주민은 "요즘에는 물건을 사는 사람보다 물건을 팔기 위해 나오는 사람이 더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같은 엇갈리는 분위기 속에서 마량항을 어떻게 해서든 사람들이 넘치는 곳을 만들어 보려는 다양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상인들은 우선 마량항에서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는 각종 이벤트 행사를 칭찬했다.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마량미항음악제 때문에 토요일 장사가 아주 잘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어려운 상황에서도 힘을 낼 수 있는 것은 군과 면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군은 올들어 오래된 수족관을 교체해 주고 간판도 정비하는등 이런저런 지원을 펼치고 있다.

상인들은 이벤트행사를 늘려 관광객을 더 많이 불러들이고 미항개발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해 보다 많은 볼거리를 만들어 놓으면 마량항이 활성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기름값 상승이 그칠줄 모르고 있어 큰 걱정이다. 기름값이 오르면 고기값이 오르고, 고기값이 오르면 소비자 가격에 영향이 가지 않을수 없다는 것이다. 

최형택 면장은 "현재 북산공원화 계획이 추진중이고 해수탕 건립도 구체화되고 있다"며 "마량에 먹거리와 볼거리가 더 많이 들어서면 고금대교 효과는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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