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돌보는 개’
‘고양이 돌보는 개’
  • 김영미 기자
  • 승인 2007.08.3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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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지간으로 지내던 새끼고양이에게 모성애 과시

개가 고양이를 새끼처럼 돌보고 있어 화제다.

군동면 문화마을 박정자(46)씨 집에는 한달 정도된 고양이 한 마리가 5년생 ‘사랑이’ 어미개의 곁을 떠나지 않고 몸을 비비고 장난을 치며 재롱을 피운다. 또 ‘사랑이’는 어미의 정이 그리워 자신의 품을 파고드는 고양이의 털을 연신 핧아주며 젖을 먹여 모성애를 과시하고 있다. 

주인 김씨에 따르면 지난 8월초 옆집에서 4마리의 새끼를 낳고 어미가 죽어 불쌍한 고양이를 기르기 위해 10일 정도된 새끼 두 마리를 데려왔다. 현관앞에 종이박스로 집을 만들어 놓았지만 터줏대감인 사랑이가 고양이 새끼를 받아들이지 않아 매일 쫒고 쫒기는 싸움이 이어졌다.

새끼 고양이들은 눈에 보이면 물어 죽이려는 사랑이를 피해 하루종일 수도 계량기 밑에 숨어 지냈고 주인 박씨는 몰래 우유와 생선국물을 먹여 돌봤다. 하지만 박씨가집을 비운 사이 3일만에 결국 한 마리가 사랑이에 의해 희생됐다.

새끼 고양이의 죽음은 박씨 부부의 싸움거리가 되어 매일 언쟁이 잦아졌고 결국 다른 곳으로 보내기로 결정됐다. 방법을 찾고 있던중 눈에 보이면 죽이려고 덤벼들었던 사랑이의 태도가 변했다. 묘견지간의 모습이 아닌 둘이 잠을 청하며 품을 파고드는 새끼 고양이를 내치지 않고 젖을 물리며 돌보기 시작했다. 새끼 고양이가 젖을 빨기 시작하면서 모성애를 다해 돌보는 사랑이의 가슴에서 실제로 젖이 나와 어미 역할을 다한 모성애를 과시하고 있다.

주인 박씨는 “죄책감이 들어서인지 모르지만 앙숙관계였던 재 새끼도 아닌 남의 새끼에게 젖을 주며 핧아주고 내 새끼처럼 돌보는 사랑이를 보면서 모성애를 실감한다”며“밖을 나간 어미가 보이지 않으면 대문앞에 앉아 울고 찾는 울음소리에 달려와 돌보는 모성이 갸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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