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로에서]침묵하는 지역사회
[다산로에서]침묵하는 지역사회
  • 강진신문
  • 승인 2007.07.20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민 여론 담아낼 시민단체가 필요하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서울시에서는 고층건물로 꽉 들어찬 도심에 숨통을 열어줌으로써 시원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바람길 지도를 만든다고 한다.

서울에서 주거지 선택에 대한 인식과 부동산 가치 기준이 획기적으로 바뀌게 될 바람길 지도의 핵심은 신선한 찬공기가 도시내부로 유입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바람길을 차단할 수 있는 고밀 주거지역의 개발을 지양하고 건물의 배치와 지역의 개발 현황을 고려한 환경친화적인 도시개발이 추진될 전망이라고 한다.

앞으로 이같은 도시계획이 이루어진다면 대기오염에 의한 시민 건강 피해를 예방할 수 있고 서울에서의 여름나기도 한결 수월해진다고 한다.

서울시에서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바람길 지도를 만든다는 기사를 보면서 우리 지역에서는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의 바람길을 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우리 지역에서는 크고 작은 여러 가지 현안들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여름부터 제기되었던 강진 읍내 가로수 식재의 적합성에 대한 논쟁과 공설 운동장 주변 잔디구장 조성 문제, 남포 축구장, 공용터미널 신축을 둘러싼 갈등과 최근 11.2% 경제성장률 논란까지 다양한 견해 차이가 있었다.

그때마다 각각의 쟁점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이 분분했지만 설득과 이해, 동의와 타협을 바탕으로 건강한 대안 제시와 군민들의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에는 무력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논쟁들이 소모적 갈등만 확대 재생산할 뿐 군민 화합과 지역 발전에는 기여하지 못했다.

오늘날에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이해관계 대립에 따른 가치 갈등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가치갈등은 개인과 개인간에 나타나기도 하고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간에 나타나기도 하는데 문제는 발생한 가치갈등을 어떻게 조정하고 해결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비난하고 자기주장만 옳다고 고집한다면 원만한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수긍하고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중요한 것이 지역 언론의 역할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언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크기에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모든 문제를 가능한 중립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특히 이견이 있을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언론의 주관적인 의견 제시보다는 양쪽의 의견을 균형 있게 다루면서 판단은 독자에게 맡겨야 한다.

이처럼 지역의 여러 현안에 대해서 신중하고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접근할 때 문제 해결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으며 더욱 큰 믿음과 신뢰를 얻게 된다.

또한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서 소통의 바람길을 내는데 있어서 시민단체의 역할도 무척 크다고 하겠다.

흔히 21세기를 '시민사회의 시대,' '시민권력의 시대' 라고 지칭할 만큼 시민단체의 위상과 역할은 커지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교육ㆍ문화, 여성ㆍ청소년, 환경, 사회개혁 분야에서 사회단체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그러나 근래 들어서는 지역 인구 감소와 농촌 경제의 어려움, 활동가들의 사기 저하 등으로 침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결국 지역사회 발전과 지역문제 해결의 책임은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볼 때 뜻있는 분들이 분야별로 시민단체를 조직하고 연대해서 그 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 여러 일에 앞장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그리고 지역 내 소통의 구조를 만드는데 무엇보다도 필요한 장치가 공동의 논의를 위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일이다.

여러 사람의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 현안들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은 토론회와 공청회 같은 공동의 논의를 통해서 대중의 여론을 수렴함으로써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립될 수 있다.

분기별로 지역 언론사나 시민단체 등이 주관이 되어 외부 전문가와 지역 내 관계 인사를 초청해서 현안들을 논의하고 공개적인 목소리를 내간다면 지역내 불필요한 소모적 갈등을 줄이면서 지역민들의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 지역 발전의 디딤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조금 있으면 장마가 끝나고 무더운 날씨가 계속될 것이다. 이럴 때 바람길이 훤하게 트여 있다면 시원한 바람에 깊은 잠을 잘 수 있겠지만 막혀 있다면 열대야 현상으로 잠 못 이루고 뒤척이는 밤이 될 것이다.

그 동안 우리 지역은 소통의 바람길이 원활하지 못해서 사안에 따라 열섬 현상이 지속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겹겹이 쳐진 냉소와 불신의 장벽을 걷어 내고 참여와 연대의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소통의 바람길을 활짝 내 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