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타결 지역축산농가 직격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타결 지역축산농가 직격탄
  • 조기영 기자
  • 승인 2007.04.05 2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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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1천950여농가 2만여두 한우 사육중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타결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관내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5일 관내 최대 규모의 한우 생산을 자랑하는 칠량면 송산마을에서 만난 주민 박모(69)씨는 한미 FTA 타결 소식에 허탈한 모습이었다.

현재 180여두의 한우를 키우는 박씨는 지난해 1억원을 들여 축사 1동을 신축하는 등 사육규모를 늘릴 계획이었지만 한미 FTA로 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한우 가격 폭락 등 사육기반의 붕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육두수를 늘리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할 형편이다. 


박씨는 “축산농가의 대부분이 축협이나 정부로부터 수천만원씩 융자를 받아 소를 키우고 있다”며 “규모가 큰 축산농가는 어떻게든 버티겠지만 소규모 농가는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소규모 축산농가의 시름도 깊었다. 6마리의 번식우를 키우는 유모(60)씨는 당장의 소득감소를 걱정했다. 유씨는 매년 송아지 6마리 정도를 내다팔아 1천500여만원의 소득을 올렸지만 한우 가격 하락에 따라 20~30%의 소득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처분하려는 한우가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소규모 농가의 소득감소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


주민들의 우려를 반영하듯 지난 4일 강진우시장에서 거래된 한우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미 FTA 타결 이후 처음 열린 우시장에서 수송아지는 평균 180만원, 암송아지는 평균 230만원에 거래됐으며 새끼를 밴 암소는 평균 430만원의 가격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2월보다 마리당 30만원 정도 하락한 가격이다.

 
특히 지난해 같은 날 열린 우시장에서 수송아지는 평균 216만원, 암송아지는 평균 338만원, 새끼를 밴 암소는 평균 507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40~100만원의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편 관내 1천950여농가에서 2만여두의 한우를 사육 중이다.


강진축협 관계자는 “한미 FTA 타결 소식이 보도된 후 우시장에 나온 한우가 예년의 절반 수준”이라며 “대부분의 축산농가들이 홍수출하를 우려하면서 향후 대책을 관망하는 분위기인 것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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