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방목, 날씬한 흑돼지 키워요"
"자연방목, 날씬한 흑돼지 키워요"
  • 조기영 기자
  • 승인 2007.03.01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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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반.한약찌꺼기.쌀겨등 하루 한번 식사...흑돼지 농장 구상중

예전 돼지 1~2마리를 키우지 않는 집이 없었다. 가족이 먹다 남긴 음식찌꺼기를 처리하고 집안의 살림 밑천으로 쓰기 위해 키운 동물이 돼지였다. 하지만 농장에서 대규모로 육돈이 사육되면서 농촌의 집에서 키우던 흑돼지는 점차 모습을 감춰갔다.


도암면 항촌마을 윤영규(61), 정명숙(53)씨 부부는 지난 2005년부터 집 뒤 야산에서 흑돼지를 사육하기 시작했다.

일반 축사에 가둬 키우지 않고 1천여평의 면적에 울타리를 친 후 흑돼지를 풀어놓았다. 새끼 5마리를 분양받아 키운 흑돼지는 20여마리의 대가족을 이뤘다.


윤씨 부부는 작은 동물농장을 만들 생각으로 흑염소, 토끼, 오골계 등 여러 종류의 가축을 한 울타리에서 함께 키웠다. 하지만 윤씨 부부의 생각과는 달리 흑돼지 가족의 숫자만 늘어날 뿐이었다. 현재 흑염소 4마리와 흑돼지 가족만이 한 울타리에서 살고 있다.    


좁은 공간에서 대량으로 사육되는 일반 돼지와 달리 자연방목으로 키워진 흑돼지는 날씬한 몸매(?)를 자랑한다. 울타리 안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흑돼지들은 좁은 우리에 갇힌 일반 돼지보다 지방 함유량이 적은 것은 당연한 이치.

먹이를 주기 위해 매일 아침 방목장을 찾는 윤씨 부부를 보고 비탈진 야산을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흑돼지들의 날렵함이 놀라울 정도다.


윤씨 부부가 도암면소재지의 식당, 주조장에서 모아온 잔반과 한약 찌꺼기, 쌀겨 등으로 하루 한번 배를 채운 흑돼지들은 종일토록 야산을 헤집고 다닌다.

자연 그대로의 친환경적인 공간에서 자란 흑돼지들은 항생제를 맞지 않고도 질병에 걸린 일이 없을 정도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윤씨 부부는 올해 새로운 계획을 구상 중이다. 돼지 농장 주위에 소규모 황토찜질방을 짓고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는 것. 돼지해를 맞아 건강하게 자란 흑돼지들이 복을 가져다줄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부인 정씨는 “방목으로 키우기 때문에 하루 한번 먹이만 챙겨주면 신경 쓸 일 없이 건강하게 자란다”며 “황금돼지해에 우리 돼지들이 좋은 일을 안겨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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