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덕분에 행복한 설 맞습니다"
"여러분덕분에 행복한 설 맞습니다"
  • 조기영 기자
  • 승인 2007.02.15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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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 마량 8남매 가장 김일남씨의 아주특별한 설맞이

 

▲ 김일남씨와 부인 곽성복씨가 지난 14일 강진장에 나와 아이들의 설빔을 고르며 즐거워 하고 있다.
“올해도 우리 8남매 가족 모두가 건강했으면 좋겠네요”

마량면 연동마을 8남매 가족의 가장 김일남(53)씨의 올 설은 유난히 의미가 깊다. 지난해 암진단을 받은 후 아직도 투병을 계속하고 있지만 주변의 관심과 도움으로 가족들과 행복한 설을 맞고 있기때문이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간암판정을 받은 후 전남대학병원에서 두 차례 입원치료를 받으며 힘겨운 투병을 계속했다.

농촌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8남매를 키우는 김씨 가족의 사연은 2003년 초 강진신문을 통해 처음으로 알려진 후 다른 언론매체와 공중파 방송등을 통해 10여차례 소개되면서 ‘마량 8남매 가족’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후 김씨의 투병소식 역시 강진신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각계각층에서 보내온 성금과 온정으로 김씨 가족은 병원비와 생활비의 걱정을 덜 수 있었다.

김씨의 투병생활이 계속되면서 가족의 근심은 쌓여있지만 오랜만에 온 식구가 모여 정을 나누는 설의 의미와 느낌은 여전했다.

방학 중임에도 광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씨 부부의 장남 래옥(21)씨와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둘째 창옥(19)군이 가족과 설을 보내기 위해 집으로 돌아오면 이번 설에도 어김없이 11명의 식구가 한 자리에 모인다. 모처럼 8남매의 자녀가 모이는 명절 준비로 김씨 부부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아직 건강이 회복되지 않았지만 김씨는 부인 곽성복(47)씨와 함께 강진읍 5일장을 찾았다. 지난 14일 설을 앞둔 대목장에서 차례상을 놓을 제수용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또 올해 마량초등학교와 대구중학교를 각각 졸업하는 2명의 자녀를 위해 꽃다발을 준비해야 했다.


쌀쌀한 날씨에 장을 보면서 김씨 부부는 설빔용 옷가지에 유독 눈길을 보냈다. 8명의 자녀들에게 설빔을 해주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산뜻한 봄옷들이 가득 진열된 아동복매장에서 김씨 부부는 다섯째 형미(15)양의 옷만을 골랐다. 올해 졸업하는 2명의 자녀에겐 새로 맞춘 교복으로 설빔을 대신하고 다른 아이들에겐 지난해 새 옷을 사준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부인 곽씨는 넉넉하지 않은 가정형편상 푸짐한 차례상을 차리진 못하지만 정성껏 음식을 장만할 생각이다. 설 준비는 온 가족이 함께 한다. 대가족의 차례상을 장만하는 데 8남매가 각자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막내 미심(9)양의 재롱은 설을 준비하는 집안 분위기를 더욱 밝게 해준다. 


설을 보낸 후 김씨는 전남대학병원에서 세 번째 입원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오는 22일 입원날짜를 잡아놓았다.

김씨는 간암으로 향하는 동맥에 항암제를 투여하고 암세포에 영양공급을 차단시키는 간동맥색전술을 두 차례 받았으나 괴사한 암세포 주위에 새로운 암세포가 자라면서 계속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씨의 완치를 위해 한마음이 된 8남매 가족의 사랑은 병마를 이겨내는 큰 힘이 되고 있다.


가족과 생활하며 조금씩 건강을 되찾아가는 김씨는 “가족과 주위 많은 분들의 정성이 있었기 때문에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었다”며 “삶에 아픔이 있으신 분들에게도 올해는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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