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희망의 동산을 향해 도전하자
2007년 희망의 동산을 향해 도전하자
  • 강진신문
  • 승인 2007.01.1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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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전 중앙의원장>

지난해 말 눈다운 눈이 펑펑 내려 삽시간에 온 천지가 하얀 은빛으로 덮혀 버렸다. 나는 겨울의 하얀 눈을 좋아한다. 이유인즉 눈은 모든 것(좋은 것, 나쁜 것)을 이해하고 용서하며 따뜻하게 감싸주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에도 서로 용서하고 따뜻하게 포용하는 온정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용서는 흔히 사이가 좋지 않은 상대방을 용서하는 것으로 여기나 실은 상대방을 나쁘게 생각하는 내 자신을 용서하는데 훨씬 깊은 뜻이 있다.


바야흐로 2006년(병술년)이 저물어가고 정해년이 밝아왔다. 우리는 지난 1년간의 삶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반성도 하고 지난해의 삶을 거울삼아 정해년 새해에 희망하고 역동적인 새 삶을 준비해야한다.


예년처럼 고액 비용을 지출하며 성대한 연회를 즐겼던 고소득층이 있는가 하면 우리의 주위에는 집도 없고 먹을 것도 없어 월동의 땔감도 없는 주민들이 있다. 한술 더해 여러 가지 선천성질병과 영양실조에서 유발되는 여러 병으로 신음하면서도 돈이 없어 병원도 가지 못한 채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도 있다.

고통과 아픔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어려운 삶을 영위하는 많은 영세민이 존재함을 확인하면서 그들에게 우리 모두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과 나눔을 아낌없이 베풀어주는 훈훈한 사회 분위기가 널리 펼쳐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눈을 돌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실태를 되돌아 보자. 정치는 당파싸움의 와중에서 국민에 대한 관심을 망각한채 정치의 생명인 국민으로부터의 신뢰와 정파간의 협력과 이해의 풍조는 간 곳이 없고, 진보와 보수, 우파와 좌파로 이분법적인 분열의 개념과 경제적으로 세계적인 고유가가 급상승하고 아파트값의 요동과 정부의 불확실하고 환상적인 경제정책의 난맥상의 여파로 요동치는 물가고와 불안스런 민심의 흔들림으로 전체 사회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안타까운 상황이다.

지난 한해 동안 고통 받는 날을 빼고 나면 우리에게 온전히 남은 날은 며칠이나 될른지 괜스레 발걸음이 빨라졌던 12월이였다. 해놓은 일 없이 또 한해가 가고 바라지 않는 나이 한살을 더하게 되니 마음이 스산해지는 때였다.

지난해는 모두 많이 힘들었다고 여겨진다. 저마다 할당받은 삶의 무게만으로도 어깨가 휘어지는 판에 북핵이니 집값이니 해서 국민노릇 하느라 고생들 많이 했다.

많은 것을 누리고 살면서도 자신과 남을 격려하기는커녕 대놓고 투정하는 지도자들을 보면서 ‘참 어처구니가 없다’고 한숨 짓기도 했다. 살다보면 개인이든 나라이든 고통과 시련이 닥칠때 스스로를 단련하고 성숙해지는 지혜를 배워야한다고 믿는다.

얼마전 나는 종합진단을 받으러 모 종합병원 신세를 졌을 때 도전을 헤쳐 나가는 용기에 대한 배움의 순간을 가졌다. 그 병원의 X선검사실 앞은 오전 9시경이면 북적거린다. 걸어서 또는 보호자와 함께 휠체어를 타고 하나둘 나타난 환자들이 대기실의 의자를 꽉 채운다.


여기서 몸의 자유를 잃어버린 환자들을 통해 삶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배울수 있었다. 링거를 코와 배에 매달거나 소변을 배출하는 줄까지 합쳐 여러개의 줄을 매단 이들도 잠시 일어설 힘만 있으면 어떻게든 한 걸음이라도 더 걸어보려고 애를 쓴다. 그러다 보면 휠체어에 앉아서도 고개조차 가누지 못했던 환자의 눈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인간들은 늘 자신이 욕심 부린 일들을 성취하지 못했다고 아등바등한다. 병원에서 환자들의 움직임을 보고서 많은 사람에게 위대한 업적을 남기는 일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삶의 무거움을 참아내는 일 자체가 빛나는 성취라는 것을 배웠다. 또한 먹고 사는 사소한 일상을 되찾기 위해 눈물겹게 노력하는 일, 빈약하고 부실한 존재를 날마다 보듬고 살아가는 일이 모두 경이롭고 아름답다는 것을 배웠다.

인생은 ‘고통의 바다’라고 하지만 거친 파도가 강한 어부를 만든다고도 한다. 적은 고뇌와 좌절은 누구에게나 있는 법, 올 한해 겪는 고통과 시련도 우리를 더 성숙하게 하리라 생각한다. 올해는 우리 모두가 아픔을 나누며 진실된 사랑과 나눔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한계상황에 처한 인간을 탐구하는 작가 ‘사귀엘 베케트’는 처음에는 실패한다. 다시 덤벼 보지만 또다시 실패한다. 하지만 실패를 통해 조금씩 나아진다고 했다. 자! 우리는 이말을 믿고 2007년 새해 희망의 동산을 향해 도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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