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흑돼지로 승부하는 다지원농장 오재학씨
[신년특집]흑돼지로 승부하는 다지원농장 오재학씨
  • 조기영 기자
  • 승인 2006.12.28 2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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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농법을 도입, 한약재 먹여 면역력 높여
사육에서 전문식당운영까지 '책임'

▲ 오재학씨가 자신의 농장에서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흑돼지 새끼들을 돌보고 있다.
군동면 안풍마을에서 7년째 흑돼지를 키우는 오재학(43)씨는 농장의 이름부터 남다르게 지었다. 오씨는 농장의 이름을 ‘다지원(茶地園)’이라고 했다.

돼지를 사육하는 장소와는 사뭇 어울리지 않지만 농장 주변에 조성된 400여평의 녹차밭을 보면 독특한 농장의 이름을 납득할 만하다. 


오씨가 전남대 수의학과 졸업을 1학기 남겨놓고 자퇴한 이후 광주생활을 접고 고향인 안풍마을로 돌아온 것은 지난 97년.

오씨는 갑작스레 앓아누운 홀어머니를 간병하기 위해 고향행을 택했지만 고향에 삶의 터전을 마련해보고자 하는 욕구 또한 컸다. 어릴 때부터 품었던 고향에 대한 애정이 도시생활을 청산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2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오씨는 흑돼지 사육을 선택했다. 자신의 전공을 살리면서 재래종에 가까운 흑돼지로 새로운 농가소득을 만들고 싶은 생각에서였다.

오씨는 대규모로 사육하는 일반 돼지보다 뛰어난 맛을 자랑하는 흑돼지로 틈새시장을 충분히 개척할 수 있다고 자신했고 곧바로 실천에 옮겼다.


오씨는 흑돼지 사육에 자연농법을 받아들였다. 축사 바닥에 1m 높이의 톱밥을 깔고 미생물을 투입해서 배설물을 처리하는 방법으로 깨끗한 축사를 유지하고 생산비도 절감할 수 있었다.

또 항생제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흑돼지에게 당귀, 감초 등 한약재를 농축해서 만든 한방영양제를 먹여 면역력을 높였다.


처음 새끼 12마리로 시작한 흑돼지 사육은 한때 500마리에 이를 정도로 날로 규모도 커졌다. 하지만 판매처를 확보하는 것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6개월 정도 키운 흑돼지는 일반 돼지보다 중량이 30~40㎏ 적게 나가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받아야 하지만 흑돼지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음식점이 많지 않은 점이 문제였다.

 
오씨는 사육하는 흑돼지를 120여마리로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그래서 오씨는 지난해 1월 군동면소재지에 흑돼지 전문식당을 열었다.

식당이름도 역시 다지원으로 정했다. 오씨는 농장에서 직접 키운 흑돼지고기를 저렴하게 판매함으로서 안정적인 사육과 판매를 동시에 유지해가고 있다.


오씨는 “돼지해를 맞아 흑돼지들이 좋은 일을 안겨줄 것 같은 예감이 든다”며 “일반 흰돼지보다 육질이 더 나은 점은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판로만 확보하면 농가의 큰 소득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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