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사설]희망을 품는 새해를
[연두사설]희망을 품는 새해를
  • 강진신문
  • 승인 2006.12.28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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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년 새날이 밝았다. 가슴을 열고 다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본다. 남쪽으로 강진만이 시원하고 동쪽으로 엄마의 젓무덤 같은 산들이 강진을 감싸고 있다. 그곳에서 태양은 솟아오른다. 희망을 잃지말라고, 결코 절망의 늪에 빠지지 말라고 오늘 떠오르는 새해 태양은 강진을 향해 외치고 또 외치고 있다.


우리는 밝지 않은 터널을 걷고 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농촌을 떠나갔다. 참 많은 사람들이 강진을 떠나 다른 곳으로 삶의 터젼을 옮겨갔다. 마을은 텅텅 비어갔고, 점점 쇠약해가는 노인분들이 갈수록 늘어났다.


사람이 떠난다는 것은 단순히 몸둥이가 사라진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쁨이 줄어들고, 희망이 함께 떠나갔다.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노인들은 노인대로, 젊은 사람들은 젊은 사람대로 그랬다. 자꾸만 희망을 잃어갔다. 따지고보면 한국의 농촌에서 희망을 찾는다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지난해에도 그랬다. 대도시의 아파트는 한달만에 몇억이 뛴다고 하는데 강진의 아파트값는 제자리 걸음이거나 오히려 떨어졌다. 도시사람들이 온통 집값 광풍에 휩싸여 있을 때 농촌사람들은 이를 조용히 바라만 봐야 했다.


한?미 FTA 협정 진행 때문에 노심초사하는 농민들과 아파트를 사기위해 은행의 가계대출 창구에 몰려드는 도시사람들의 모습이 극명히 대조를 이루었다.


도시와 농촌의 이같은 정서적 거리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예전에는 나도 도시로가면 도시사람들처럼 될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심리가 있었지만, 요즘의 추세는 도시와 농촌이 영영 갈라서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한다.


그것은 경제적 불균형에서 오는 공황심리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비슷한 나이의 농촌사람과 도시사람의 10년 후 차이를 상상해 보면 공황심리는 더욱 깊어진다.


우리시대에 희망을 갖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희망을 품는 일이 어려운 일인 만큼 이 시대를 이겨내는 가장 큰 무기는 역설적으로 희망일 수 밖에 없다. 모두가 가질 수 없는 희망을 우리 강진사람들이 더 빨리, 더 크게 갖는다면 이는 대단한 위력이다.


그나마 강진에서는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변화의 몸부림이 있다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는 분명히 다른지역과 차이점이다. 지역의 어려운 여건속에서 어떻게 해서든 사업체를 발전시켜 보려는 자영업자들의 땀도 있다. 강진에서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오늘도 학업에 열중하는 학생들의 힘도 있다. 


사실 자치단체의 노력이 해당지역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을지 그것은 상당한 미지수다. 골프장과 호텔, 녹차테마파크, 스포츠시설이 강진사람들을 부자로 만드는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는 없다. 주민들은 그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교육조건이 중요하지만 그것은 한 지역이 번영해가는데 필요한 조건들중의 한가지이지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희망을 열어가고 있다. 강진사람들이 강진에서 잘 살고 싶으면 그렇게 될 수 있는 세상을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다.


희망을 가지면 새로운 생명을 얻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강진에서 시작되고 있는 모든일에 희망을 걸면 그 일들이 생명을 얻어 더욱 큰 추진력을 발휘할 것이다.


강진에 사는 우리들, 새해에는 희망을 가득 품자. 강진의 가장 큰 힘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라는 용기를 가지고,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우리가 강진을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 우리가 살아갈 땅 우리가 회복시킨다는 주인공의 심정으로 정해년 새해에 이 넓은 강진의 밭을 일궈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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