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상쇠 마량면 산동마을 이채봉씨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상쇠 마량면 산동마을 이채봉씨
  • 조기영 기자
  • 승인 2006.12.1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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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별신굿을 이끌며 60여년을 풍물과 함께한 이옹의 꽹과리 장단에는 신명이 실려 있다

마량면 산동마을 이채봉(80)옹은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상쇠다.

이옹은 영동별신굿을 이끌며 60여년을 풍물과 함께 해왔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이옹이 치는 꽹과리 장단에는 젊은이 못지않은 힘과 함께 신명이 실려 있다.


이옹은 제1회 청자문화제부터 매년 축제마다 빠지지 않고 마을주민 60여명과 함께 영동별신굿을 재연하고 있으며 전남도에서 열리는 남도문화제에도 단골로 출연해오고 있다.

지난달 목포에서 열린 제33회 남도문화제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지난 2002년 남도문화제에선 연기상을 받는 등 각종 대회에서의 수상경력이 이옹의 솜씨를 입증한다.

지역의 민속놀이를 대외적으로 알린 공로를 인정받으며 이옹은 제11회 청자문화제 개막식에서 2006년 문화예술부문 군민의 상을 받기도 했다.


이옹은 60여년전 신명나는 풍물소리가 좋아 꽹과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마을에서 상쇠를 맡고 있던 주민들을 찾아가 어깨너머로 장단을 익혔다.

요즘처럼 악보가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주민들의 꽹과리 치는 모습부터 배웠다. 동작 하나하나를 보고 그 모습을 흉내 내며 꽹과리를 쳤다.


당시 마을 뒷산 대숲은 이옹이 자주 찾던 연습 장소였다. 방해를 받지 않고 꽹과리를 치기 위해 이옹은 매일 대숲을 찾다시피 했다. 솜씨 좋은 주민들의 꽹과리 장단을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갔기 때문에 이옹은 빠른 시간 안에 실력을 쌓았다.


주민들에게 꽹과리 솜씨를 인정받으며 이옹은 20대 후반부터 마을의 상쇠를 맡았다. 특히 굿판이 열린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신명난 꽹과리 장단을 선보이며 인근 지역까지 이옹의 실력이 알려졌다.

이옹은 마을주민들에게 영동별신굿을 전수하고 있으며 장흥군 회진면 등지에서 초청을 받아 풍물을 가르치기도 했다.


영동별신굿 공연이 있을 때마다 머리에 쓰는 상모는 이옹이 가장 아끼는 보물이다. 현재 이옹이 사용하는 상모는 마을에서 상쇠를 맡아온 주민들로부터 5대째 물려받은 것이다.


이옹은 “몇 시간씩 굿판을 이끌고 나면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힘이 들지만 매구에 흥겨워하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며 “조상의 정신이 담긴 민속놀이의 명맥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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