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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숙이 편지 (펌)
icon 강지니
icon 2002-11-20 19:29:17  |  icon 조회: 3259
첨부파일 : -
안녕하세요? 저는 금융기관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서른살 회사원입니다. 오늘은 한달에 한번 돌아오는 소중한 월차입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조차 가리지 않고 근무하시는 회원님들께는 죄송스런 이야기지만, 정말 오늘 아침은 마음껏 여유를 만끽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국민통합21에서 어제부터 이상한 소리를 해서 새벽부터 일어나 오마이뉴스와 노하우를 번갈아 보면서 정세를 살피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오늘 KBS1 아침마당에 우리 권양숙 아줌마가 출현한다고 해서 시간 맞춰 TV 앞에 앉았습니다.

평소에는 근무하는 시간이라 그 방송을 보지 못해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는데, 두 MC인 이상벽씨와 이금희씨가 정말 편안하게 진행을 잘 하시더라구요. 아침부터 노래를 시키는 것만 빼구요...^^

오늘 제가 TV를 시청하면서 "사람이 저렇게 진실할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홀트복지원에서 봉사하시는 모습이 나왔는데, 의례 선거용으로 찍어둔 게 나오겠지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모레 다른 나라로 입양되는 아이를 예쁘게 씼겨주시는 모습이 정말 아이를 위한 마음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아이는 꼭 우리나라에서 키워야겠다고 말씀도 하셨구요...

노무현 아저씨와 여러가지 사랑 이야기도 나왔어요. 그 중에서 다른 회원님이 쓰신 글에서 읽은 내용도 있더라구요. 저녁에 주무실 때 형광등 끄는 이야기 모두 아시죠? "님도 누웠고, 나도 누웠는데 저 불은 누가 끄노?" 라는... 이금희씨가 너무 알콩달콩하게 사신다고 한마디 거들어 주시고...

그 중에서도 오늘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바로 노무현 아저씨에게 보내는 편지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어제 밤에 고생을 하시면서 쓰셨다는... 감히 제가 여기에 그 글을 여기에 옮겨다 적어볼까 합니다.


건호 아버지 보세요

건호 아버지!
이렇게 당신에게 편지를 써보는 것도
참 오랜만이네요.
이 나이에 당신에게 편지를 쓴다는 것이 쑥스럽지만,
마주보고 하지 못했던 말을 글로 대신합니다.

새벽에 잠시 눈을 붙이고 집을 나서는
당신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쳐다보았습니다.
그동안 당신과 제게 많은 시련과 역경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씩씩하던 그 걸음걸이는 여전하더군요.

여보 힘드시죠?

항상 강한줄만 알았던 당신이
국민들이 한푼두푼 모은
금쪽같은 희망돼지 저금통을 받고는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그날 당신 곁에 서 있는 동안
정치를 한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사랑하고 희망을 주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힘들어도 그길은 가야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달았습니다.

대통령이 되기위해
사랑하는 아내를 버려야 한다면
차라리 대통령 안 하겠다고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말하던 당신.
무뚝뚝하기만 하던 당신의 속깊은 사랑에
저는 말없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30년 당신 곁을 지켜온 바위같이
앞으로도 당신 곁을 지키고 있겠습니다.

여보 끝까지 힘내세요.

당신의 아내 권양숙



편지를 읽으시면서 몇번 목이 메어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훔치시던 모습에 나이 서른 살의 총각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아마 이 방송 보시던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리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우리 계속 눈물만 흘리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권양숙 아줌마처럼 흐르는 눈물을 정리하고,
우리도 노무현 아저씨를 지켜드려야하지 않겠습니까?
거센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

그리고, 12월 19일날 환하게 웃자구요...
아주 환하게...
2002-11-20 19:29:17
61.84.21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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