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호)마을기행-인터뷰
(211호)마을기행-인터뷰
  • 김철 기자
  • 승인 2002.12.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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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앞 양식장에서 굴을 채취해와 집안 창고에 자리를 잡고 굴껍질을 벗겨내고 있던 박순애(71)씨를 만났다.

40kg 포대를 가리키며 박씨는 “어제 날씨가 좋아 나가서 채취한 것이다”며 “껍질을 제거하고 나면 기껏해야 대접으로 4개정도 나올것이다”고 말했다. 굴의 용도에 대해 묻자 박씨는 “마량장에 가지고 나가서 용돈써야지”하며 “시세에 따라 가격이 달라 다팔아도 4만원이나 받을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이어 박씨는 “지금은 날씨가 추워서 바다에 나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며 “마을에 늙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여서 예전보다 바다에 나가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일이 힘들지않냐는 질문에 박씨는 “추운 날씨에 일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냐”며 “따뜻한 방안에서 눕고 싶지만 이거라도 시장에 가지고 나가야 용돈이라도 벌거아니냐”고 반문했다.

7남매의 자식들을 객지로 보낸 박씨는 “바닷일외에 남편과 함께 10마지기의 농사를 짓고있다”며 “일년농사지어서 자식들에게 쌀보내주고 농기계사용료를 주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마을주민들에 대해 박씨는 “농사일이 끝나는 겨울이면 동네여자들은 마을회관에서 모여 밥해먹고 화투도 치고 재미있게 산다”며 “경주이씨가 대부분이여서 이웃이 아니고 다들 친척이여서 더 우애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씨는 “있는대로 아껴가며 살아가는데 큰 걱정은 없다”며"큰아들이 서른이 넘어섰는데 애인이 없어 빨리 장가를 보내야하는 것이 제일 걱정이다“고 말했다. 정성껏 작업을 하던 박씨는 아들이 찾아온 것 같다며 대여섯개의 굴을 내밀었고 진한 바다내음과 박씨의 정성이 들어간 굴맛은 쉽게 잊지못할 기억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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